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의 첫날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취임 선서 전 야당 당사에 먼저 찾아갔고, 환영 인파에 격의없이 두 손을 흔들었다. 청와대 춘추관에 직접 나와 새 정부와 비서실 주요 인선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됐기 때문에 정권 인수 과정 없이 곧장 대통령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것이 전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도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직 대통령의 첫 야당 당사 방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현충원 참배를 마친 뒤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를 찾았다. 현직 대통령이 야당 당사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당부터 시작해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에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야당 대표들에게 "선거 직후라 경황이 없을 텐데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감사하다", "다시 한 번 위로 말씀 전한다"며 자신을 낮췄다.

특히 교섭단체가 아닌 정의당에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을 "정의당에 찾아준 첫번째 대통령"이라고 했다.

◇직접 청와대·내각 인선 발표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0분 청와대 춘추관에 나와 국무총리 후보자 발표 등 인선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통령이 취임 직후 기자회견을 한 것도 이례적인 일인데, 대통령이 인선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것도 드문 일이었다.

문 대통령은 마이크 앞에 서서 "안녕하십니까. 국무총리 후보자 등 새 정부 첫 인사를 제가 직접 국민들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라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의 곁에는 자신이 지명한 국무총리 후보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대통령 비서실장이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이들 세 명과 대통령 경호실장을 차례로 지명하고 인선 이유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더 구체적인 내용은 세 분(경호실장 제외)한테 질문하면 세 분이 직접 답변하도록 하겠다"면서 "앞으로 오늘처럼 국민들께 보고드릴 중요한 내용은 대통령이 직접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집무실 책상에 앉아 임종석 신임 비서실장과 얼굴을 맞대며 업무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주민들과 격의 없는 인사…영부인도 한복 안 입어
문 대통령은 이날 아침 서울 홍은동 자택을 나서면서부터 이웃 주민들과 가깝게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아이들을 안아주며 사진을 찍기도 했고, 한 여자 어린이는 사진 촬영 중 문 대통령의 볼에 뽀뽀를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주민들에게 "잘 다녀오겠습니다"라며 인사하고 차에 올라탔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청와대로 이동하면서 수차례 차량의 선루프를 열고 상반신을 바깥으로 내밀고 시민들을 향해 손을 높이 들고 흔들며 인사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탄 차량은 천천히 움직였다. 시민들은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등을 연호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패션도 화제였다. 김 여사는 현충원에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갔지만, 그 이후 일정부터는 꽃 문양이 새겨진 흰색 투피스 정장을 입었다. 역대 대통령 부인 중 취임하는 날 한복을 입지 않은 사람은 김 여사가 유일하다.

◇문 대통령의 예고된 파격들
취임 첫날 보여준 행보 외에도 문 대통령은 앞으로 기존의 관례에서 벗어난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일단 청와대를 서울정부청사로 옮겨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취임사에서도 그는 "준비를 마치는 대로 지금의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퇴근길에는 시장에 들러 마주치는 시민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고, 때로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다"고도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시민들과 소주 한잔 나누며 소통할 수 있는 대통령, 친구 같고 이웃 같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파격 공약'이 실현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