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공기관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첫마디가 "박창원 선생님 되세요?"였다. 또 어느 방송에서는 리포터가 항구에 취재를 가서 어떤 남자에게 "선장님 되세요?"라고 물었다. 이 밖에도 "남편 분 되세요?" "선생님 되세요?" "아버님 되세요?" 같은 말을 자주 듣는다.

'되세요'의 기본형인 '되다'는 피동의 뜻을 가졌고, 동사나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로 쓰인다. '되다'가 동사로 쓰이면 '새로운 신분이나 지위를 가지다' '다른 것으로 바뀌거나 변하다' '어떤 때나 시기, 상태에 이르다'를 의미하게 된다. 이런 기준으로 해석하면 "선장님 되세요?"는 "선장님 자격이나 지위를 취득한 것이냐?"고 묻는 게 된다. 이 경우에는 서술격 조사 '~이다'를 써야 한다. 즉 '(이 배의) 선장님이세요?' '(이 여자 분의) 남편이세요?' '(이 아이의) 선생님이세요?' 등으로 쓰면 바르게 사용하는 말이 된다.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4000여 종의 언어 중에서도 표현력이 뛰어난 우리의 말, 그리고 세계 공용 문자로도 손색없는 한글은 더없이 소중하다. 그러니 잘못 사용하고 있는 말들을 찾아 수정하고 순화된 표현으로 어법에 맞게 사용해 좀 더 수준 높은 언어로 가꾸어 나가자. 기품이 있는 언어를 사용하면 민족적 자존감과 정체성도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