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B 법칙'은 오래된 광고 기법이다. 광고모델로 아기(Baby), 동물(Beast), 미인(Beauty)을 등장시켜 호감도를 올리는 방법이다. 이번 대선 레이스에도 3B 법칙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대선 후보 중 3B 전략을 가장 잘 활용하는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다. 문 후보는 강아지를 안고 사진을 찍거나 어린 아이들에게 말을 거는 모습을 종종 소셜미디어로 공개한다.

지난달 15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 상암 월드컵공원 반려견 놀이터에서 애완동물을 데리고 나온 시민들과 반려동물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달 27일엔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문 후보와 어린 외손자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문 후보는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부산 지역을 연고로 한 야구팀 롯데 자이언츠의 치어리더 박기량씨도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공식 행사에 얼굴을 비추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전국 유세현장에서 어린 아이들이나 강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언론에 꾸준히 공개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지난달 26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 낭만시장에서 아기의 볼을 어루만져주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경우 딸 유담씨가 연예인 못지 않은 미모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세간에 ‘유 후보보다 더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큰 인기몰이 중이다. 유담씨가 오빠 훈동씨와 유 후보를 응원하며 찍은 춤 영상이 지난달 28일 유튜브에 게재되자 4일 만에 조회수가 30만을 넘었다. 유 후보도 유세현장에서 아기를 안고 볼에 뽀뽀하거나 강아지를 안고 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의 딸 유담씨가 3일 오후 부산 중구 남포동에서 시민과 인사하며 유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동물복지 국가 건설"이라는 모토로 관련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정의당 측은 심 후보가 유세 현장에서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뽀뽀하는 동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심 후보의 아들 이우균씨는 잘생긴 외모로 주목 받았다. 한 종편 방송에서 심 후보는 "아들의 얼굴이 공개되면서 지지자 대신 며느릿감이 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심상정 아들 이우균씨.


유력 정당 후보 중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만 이 법칙을 따르지 않는 편이다. 오히려 "설거지는 하늘이 정해준 여자의 일"이라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홍 후보는 유세장을 갈 때마다 아기들이 보이면 자신의 첫 손녀가 생각나 웃으며 안아보거나 인사를 한다고 했지만, 다른 후보들처럼 '인증 사진'이 많지 않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지난달 27일 오후 천안터미널 앞 광장에서 한 아이를 안고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홍 후보는 "헌법 개정 시 동물에 대한 생명 가치를 인정하고 동물복지권을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 후보가 동물을 품에 안고 찍은 사진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양대 박현길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3B 법칙은 굉장히 오래된 고전적 마케팅 방법"이라며 "요즘 유권자들은 70~80년대와는 달리 단순하게 후보를 고르지 않기 때문에 특정 후보가 강아지나 아기를 안고 사진을 많이 찍었다고 그 사람에게 쉽사리 표를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요즘은 소위 'B급' 문화에도 관심이 많은 개성시대이고, 홍보에 대한 판단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3B 법칙을 무조건 따르기보다는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아이템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