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B 법칙'은 오래된 광고 기법이다. 광고모델로 아기(Baby), 동물(Beast), 미인(Beauty)을 등장시켜 호감도를 올리는 방법이다. 이번 대선 레이스에도 3B 법칙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대선 후보 중 3B 전략을 가장 잘 활용하는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다. 문 후보는 강아지를 안고 사진을 찍거나 어린 아이들에게 말을 거는 모습을 종종 소셜미디어로 공개한다.
지난달 27일엔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문 후보와 어린 외손자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문 후보는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부산 지역을 연고로 한 야구팀 롯데 자이언츠의 치어리더 박기량씨도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공식 행사에 얼굴을 비추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전국 유세현장에서 어린 아이들이나 강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언론에 꾸준히 공개하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경우 딸 유담씨가 연예인 못지 않은 미모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세간에 ‘유 후보보다 더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큰 인기몰이 중이다. 유담씨가 오빠 훈동씨와 유 후보를 응원하며 찍은 춤 영상이 지난달 28일 유튜브에 게재되자 4일 만에 조회수가 30만을 넘었다. 유 후보도 유세현장에서 아기를 안고 볼에 뽀뽀하거나 강아지를 안고 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동물복지 국가 건설"이라는 모토로 관련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정의당 측은 심 후보가 유세 현장에서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뽀뽀하는 동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심 후보의 아들 이우균씨는 잘생긴 외모로 주목 받았다. 한 종편 방송에서 심 후보는 "아들의 얼굴이 공개되면서 지지자 대신 며느릿감이 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력 정당 후보 중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만 이 법칙을 따르지 않는 편이다. 오히려 "설거지는 하늘이 정해준 여자의 일"이라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홍 후보는 유세장을 갈 때마다 아기들이 보이면 자신의 첫 손녀가 생각나 웃으며 안아보거나 인사를 한다고 했지만, 다른 후보들처럼 '인증 사진'이 많지 않다.
홍 후보는 "헌법 개정 시 동물에 대한 생명 가치를 인정하고 동물복지권을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 후보가 동물을 품에 안고 찍은 사진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양대 박현길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3B 법칙은 굉장히 오래된 고전적 마케팅 방법"이라며 "요즘 유권자들은 70~80년대와는 달리 단순하게 후보를 고르지 않기 때문에 특정 후보가 강아지나 아기를 안고 사진을 많이 찍었다고 그 사람에게 쉽사리 표를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요즘은 소위 'B급' 문화에도 관심이 많은 개성시대이고, 홍보에 대한 판단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3B 법칙을 무조건 따르기보다는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아이템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