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생각은 없지만 더 늦기 전에 웨딩 드레스 입은 사진 한 장쯤은 남겨두고 싶어요."

회사원 박지현(여·33)씨는 다음 달 있을 웨딩 촬영을 준비하느라 다이어트와 피부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박씨에겐 예비 신랑이 없다. 혼자 웨딩 드레스를 입고 신부 화장을 한 뒤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는 '싱글 웨딩 촬영'을 하는 것이다. 박씨는 "웨딩 사진이 나오면 부모님께 선물로 드리고 블로그에 공유할 생각"이라고 했다.

박씨처럼 신랑 없이 혼자 웨딩 드레스를 입고 사진을 찍는 '싱글 웨딩 촬영'이 유행하고 있다. 아예 결혼할 생각이 없거나(비혼) 결혼이 늦어지는(만혼)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다.

웨딩 업계에 따르면 싱글 웨딩 촬영 비용은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든다. 웨딩 촬영을 위한 3대 요소로 불리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를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가격이 달라진다. 제주도나 일본 오키나와 등 여행지를 찾아 싱글 웨딩 촬영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1일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가 소셜 미디어상에서 결혼과 비혼에 관한 네티즌들의 관심을 분석한 결과 결혼에 대한 관심은 줄고 비혼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부터 올해 3월 31일까지 블로그와 트위터, 커뮤니티에 오른 글 110억여건을 분석한 결과다.

블로그에서 '결혼'이라는 단어가 언급된 양은 2014년 10월 7만7115건에서 지난해 2월 5만1118건까지 떨어졌다. 비혼 언급량은 2013년 3만9272건에서 2016년 4만7458건으로 증가했다. 비혼을 선언하는 '비혼식'을 하거나 '싱글 웨딩 촬영' 등을 언급하면서 비혼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네티즌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웨딩 업체들은 이런 비혼족(族)들을 겨냥한 '싱글 웨딩 촬영 전용 상품'을 내놓고 있다. 웨딩 촬영 업체인 랄라스냅 송효주 대표는 "5년 전만 해도 신부 혼자 웨딩 촬영한다는 건 상상도 못하는 얘기였는데 요즘은 일반 웨딩 촬영과 싱글 웨딩 촬영이 50대50일 정도로 크게 늘었다"며 "싱글 웨딩 촬영을 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을 내놨는데 하루 수십건씩 문의가 온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