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서 중도 신생 정당 '앙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투표율이 낮아지면 극우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가 역전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프랑스여론연구소(IFOP)·피뒤시알이 유권자 13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8일(현지 시각) 발표한 지지율 조사에서 마크롱은 60%를 기록해 르펜(40%)을 20%포인트 차로 앞섰다. 같은 날 BVA 조사에서도 마크롱은 59%, 르펜은 41%로 나타났다. 마크롱과 르펜의 지지율 격차는 지난 23일 1차 투표 이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 비해 약간 줄었지만 결선투표가 일주일 후에 치러지는 점을 감안하면 르펜의 당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투표율이 낮고 르펜 지지층이 강력하게 결집하면 르펜이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프랑스 극우정당‘국민전선(FN)’의 대선 후보인 마린 르펜(사진 오른쪽)이 29일(현지 시각) 파리에서 열린 기자 회견장에서 대선 1차 투표에서 탈락한 우파 정치인‘일어서라 프랑스(DLF)’의 니콜라 뒤퐁 애냥(왼쪽)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프랑스의 물리학자 겸 여론 분석가인 세르주 갈랑 교수는 "투표율이 75.5%인 상황에서 르펜 지지층의 90%가 투표하고, 마크롱 지지층의 투표율이 65%에 그친다면 르펜이 득표율 50.07%로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컨설팅 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의 이언 브레머 회장은 "르펜의 승리 확률은 30% 정도"라고 했다.

결선투표 날이 연휴 중간에 끼어 있는 점도 마크롱에겐 불리한 요소이다. 투표일 다음 날인 오는 8일(월요일)은 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로 법정 공휴일이어서 프랑스 국민은 토~월 연휴를 즐길 수 있다. BBC는 "마크롱 지지세가 강한 대도시 유권자들이 연휴 때 여행을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르펜은 29일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이번 대선에 우파 정당 '일어서라 프랑스' 후보로 출마했던 니콜라 뒤퐁 애냥을 총리로 임명하겠다고 발표했다. 애냥은 1차 투표에서 170만표(4.70%)를 얻어 6위를 기록했다. 르펜이 다른 정치 세력과 손잡은 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