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 고성능차가 쏟아진다.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BMW 'M' 등이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으며 볼보도 고성능 브랜드인 '폴스타' 모델을 처음으로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현대자동차 역시 'N'브랜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운전하는 재미를 중시하는 소비층이 두꺼워진 데다 자동차 업체로서는 고성능 브랜드가 프리미엄 자동차 이미지를 결정짓는 승부처이기 때문에 신차 출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BMW M4 컨버터블. 볼보 S60 폴스타.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벤츠, BMW, 볼보… 고성능차 속속 선보여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고성능 브랜드 차량은 '메르세데스-AMG'다. AMG의 작년 국내 판매량은 2057대로 전년 대비 21.9% 증가했다. 올해 1~3월 판매량은 701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4% 늘었다. 2013년 446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2014년 776대, 2015년 1688대로 뛰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세단, 쿠페, SUV, GT 등 20여 개의 다양한 모델이 판매되고 있으며 가격대는 6100만원부터 3억7800만원까지다. 올해는 지난 서울모터쇼에서 아시아 최초로 공개한 '더 뉴 메르세데스-AMG E63S 4MATIC+'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신형 E클래스의 최고 성능 모델로 4.0L V8 바이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612마력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제로백)까지 3.4초 만에 주파한다.

BMW M은 작년 한국 시장에서 620대가 판매됐다. 2014년 321대, 2015년 673대로 증가세를 보이다 작년에는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올해 들어 반전을 노리고 있다. 지난 2월 아틀란티스 블루, 자바 그린, 트와일라잇 퍼플 등 새로운 색상과 M 퍼포먼스 파츠를 추가한 M3, M4 쿠페, M4 컨버터블을 15대 한정으로 출시했다.

또 2월에 볼보가 한국 시장에 처음으로 고성능 모델인 'S60 폴스타'와 'V60 폴스타'를 선보였다. 볼보는 S60·V60 폴스타는 기존 모델에서 디자인, 브레이크, 파워트레인 등 총 52가지의 사양을 업그레이드했다. 최고 출력 367마력, 최대 토크 47.9㎏·m의 성능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제로백)까지 각각 4.7초, 4.8초 만에 도달한다.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 올해 출격 임박

국내에서는 올해 현대차가 고성능 브랜드 'N'의 첫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해치백 'i30'에 N브랜드 각종 성능을 장착한 'i30 N'을 오는 9월 유럽 지역에 내놓기로 한 것이다. 현대차가 본격적으로 고성능차 개발에 나선 건 5년 전이다. 2012년 연구 조직을 만든 뒤 2014년 남양연구소에 고성능차개발센터를 출범시켰다. 2014년에는 BMW에서 고성능차 개발 총괄 책임자였던 알베르트 비어만 부사장을 영입했다.

2014년 고성능차 콘셉트카 'RM14'를 처음 선보인 걸 시작으로 2015년 'RM15', 지난해 'RM16'을 내놓으면서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하고 테스트를 진행했다. RM16은 제로백이 4.7초로 현대차가 1967년 설립된 이후 만든 차 중에서 가장 빠르다. 또 무게중심을 낮춰 차체 안정감을 높이고 서스펜션을 강화했다. RM16은 차체를 기존 강철 대신 100%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중량을 RM14보다 180㎏ 줄인 것. 무게가 줄어드니 그만큼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또 탄소섬유도 사용해 충격에 견디는 힘도 강화했다.

현대차는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참가를 통해 고성능차 개발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WRC는 양산차를 경주용 차로 개조해 대회가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6~9일 프랑스에서 열린 '2017 WRC' 4차대회인 코르시카(Corsica) 랠리에서는 티에리 누빌이 이끈 현대차 5호차가 1위, 다니 소르도의 현대차 6호차가 3위를 기록했다. 차량은 남양연구소의 전담 엔지니어들과 유럽의 랠리카 전문 엔지니어들이 설계부터 테스트까지 공동 개발한 'i20 월드랠리카'가 투입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고의 고성능차 개발을 위해 남양연구소, 독일 뉘르부르크링 주행성능 테스트센터 등에서 전방위적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극한의 주행을 펼치는 모터스포츠 등을 통해 고성능차 개발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해 고성능차는 물론 양산차 개발에도 접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