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쌓이는 유해물질의 총량을 말하는 바디버든은 우리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 중 하나다. 우리가 매일 쓰는 화장품도 이로부터 자유롭진 않은데, 바디버든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뷰티 라이프는 무엇일까?

지난 2월 26일과 3월 5일 이틀에 걸쳐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편이 전파를 탔다. 1부 ‘자궁의 경고’, 2부 ‘독성유전’으로 총 2회가 방영됐다. 프로그램의 콘텐츠가 2006년 방송되어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을 떠올리게 하는데, 이는 환경호르몬이 자궁에 미치는 영향을 담은 다큐로 방송 후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에 방영된 편에서는 8주간의 프로젝트 실험을 통해 환경호르몬을 비롯한 유해물질이 생리통,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증, 불임을 야기하고 나아가 태아 시절이나 유아기에 이러한 독성물질에 노출될 경우 그 아이가 자폐증, ADHD, 성조숙증 등에 이르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실험에 참가한 한 여성은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의 극심한 고통의 생리통과 초음파상 자궁의 형상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궁 내 다양한 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여성의 직업은 남에게 매일 화장을 해주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였다. 제작진은 바디버든을 줄이는 프로젝트 기간 동안 실험 참가자들에게 화장을 최소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매일 무심코 사용하는 화장품과 뷰티용품도 환경호르몬이나 유해물질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최근 유명 브랜드 향수와 네일 제품에서 높은 농도의 환경호르몬이 발견되었다. 향수 제품에서는 짙은 농도의 DEP(디에틸프탈레이트)가 검출되었고, 매니큐어에서는 DBP(디부틸프탈레이트) 등이 나왔다.

닥터손유나클리닉 손기영 원장은 “DEP, DBP에 우리 몸이 노출될 경우 여성은 자궁 손상이나 호르몬 교란으로 생식 능력이 저하될 수 있고, 남성 역시 정자의 DNA가 손상되거나 정액의 질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우리는 일상생활 중에 많은 환경호르몬을 접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물질이 몸속에 쌓이면 각종 형태의 호르몬 교란을 일으켜 성장 억제와 생식 이상 등을 초래한다. 손 원장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삼푸나 린스 등에는 피부와 눈을 자극시키는 디옥산이 들어 있고, 헤어스프레이에는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 기초 화장품에는 트리에탄올아민과 파라벤 등이 함유되어 있어요. 파라벤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교란시키고 내분비계에 영향을 미쳐 유방암 발생을 초래합니다.

계면활성제는 기미, 주름 등의 질환을 일으키고 내장질환이나 암의 원인이 되기도 해요. 또 비누나 치약 등에 들어 있는 트리클로산은 발암성이 있을뿐더러 남성의 정자 수를 감소시킵니다. 화장품과 향 제품에 포함된 프탈레이트의 경우 성호르몬에 관여해 고환 위축, 대사장애, 정자 수 감소, 테스토스테론의 감소 등의 현상을 일으킵니다”라고 말한다. 서울라헬여성의원 노은비 원장 역시 내분비계 교란물질들이 주로 발견되는 생활용품들로 플라스틱, 스프레이식 모기약과 모기 퇴치 훈증기 등의 살충제, 해충 퇴치제, 각종 착향료, 포장재, 방부제, 화장품, 네일케어 제품, 헤어스프레이, 데오도런트, 향수, 각종 공해물질을 꼽았다.

중요한 것은 여성으로서 화장을 안 할 수가 없고 비누나 치약 등의 생활용품도 사용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이다. 환경호르몬이나 독성물질을 최대한 피하고,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화장품 성분 분석 앱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예전에는 화장품에 적혀 있는 수많은 성분에 대해 알 길이 없어 대충 구매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화장품 성분 분석 앱이 생겨나면서 제품 검색만 해도 체계적인 성분 분석과 함께 현재 자신의 피부에 맞는 제품인지까지 쉽게 알려주고 있다.

더욱 확실한 천연 화장품을 쓰고 싶다면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클렌징 제품은 피부와 모공 속 노폐물 흡착과 피지 조절에 용이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천연 오일을 활용해 클렌징오일을 만들어 쓰는 방법을 추천한다. 재료는 각질 제거와 피지 제거 기능이 있는 100% 살구씨오일과 올리브리퀴드 단 두 가지면 된다. 살구씨오일에 유화작용을 돕는 올리브리퀴드를 3~5%가량 넣고 섞어주면 끝이다. 이렇게 완성된 클렌징오일은 효과 또한 뛰어나다. 이 외에 식생활에 사용하는 용기를 유리, 스테인리스, 도자기로 바꾸고 면 생리대를 사용하는 방법은 환경호르몬과 독성물질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좋은 대안들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미 체내에 쌓인 유해물질을 디톡스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반신욕을 이용한 디톡스다. 반신욕은 몸속의 독소를 배출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신진대사를 향상시킨다. 이 과정에서 몸속 노폐물이 배출되면서 독소가 배출된다. 둘째, 채식과 함께 디톡스 차를 즐기는 것이다. 닥터손유나클리닉 손기영 원장은 “환경호르몬을 유일하게 배출시켜주는 것이 바로 식이섬유입니다. 해독이나 신경 진정 작용에 좋은 검은콩, 귤껍질(진피)차, 노폐물 배출에 좋은 우엉차와 연근차 등을 마시면 도움을 됩니다”라고 조언한다. 셋째, 몸속 노폐물 배출을 돕는 림프 마사지다. 피부 주변에 쌓인 노폐물을 빨리 없애기 위해서는 얼굴, 겨드랑이, 손끝, 발끝, 서혜부 등 림프가 흐르는 곳을 손으로 가볍게 마사지하는 것이 좋다.

더엘 클리닉&메디컬 스파 정가영 원장은 “양쪽 손의 검지와 중지를 이용해 코 옆의 움푹 파인 부분에서 광대를 따라 귀 뒤까지 연결해 쓸어주면 뺨에 정체된 림프를 활성화할 수 있어요. 귓불과 귓바퀴를 손가락으로 누르거나 부드럽게 잡아당기는 동작도 효과적이고요. 양손을 비벼 따뜻하게 만든 후 배꼽을 중심으로 작은 원을 그리며 마사지해주면 신장의 기능을 증진시켜 몸속 유해가스 배출에 도움이 됩니다”라고 귀띔한다. 그녀는 독소 배출을 위해서는 유산소운동이나 근력운동도 좋다고 권한다. 운동을 통해 몸에 열이 발생하면 땀을 통해 노폐물이 배출되고 면역력도 높일 수 있다고.

대도시에 사는 한, 그리고 편리해진 생활용품들을 사용하는 한 환경호르몬 등의 유해물질을 완벽하게 피하며 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최대한 매일 사용하는 품목들에 관심을 가지고 유기농 제품을 사용하려는 노력은 우리의 몸을 위해,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해 꼭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바디버든을 줄이는 생활습관 5계명

1 자연이 만든 음식을 먹고 공장이 만든 음식을 멀리하라
인스턴트나 가공 식품은 식품첨가물과 감미료 등 화학물질이 들어가 있어 좋지 않다. 현미, 채소, 식물성 기름 등과 같은 자연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몸속에 쌓인 환경호르몬 배출에 도움이 된다.

2 채식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습관을 가져라
환경호르몬은 중성지방과 결합한 후 담즙에 머무는데,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류를 섭취하고 운동을 병행하면 환경호르몬이 식이섬유와 결합되면서 체외로 배출된다.

3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라
플라스틱 제품에서 발생되는 환경호르몬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줄여야 한다. 유리나 도자기, 종이 용기를 사용해 환경호르몬 노출에서 벗어나보자.

4 일회용 생리대보다 면 생리대를 사용하라
생리대와 탐폰에 들어 있는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생식독성(톨루엔, 헥산, 헵탄) 등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유방암,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불임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5 청결한 생활습관을 가져라
주변을 깨끗이 하는 습관은 외부 화학물질을 차단시켜주고, 스스로 청결을 유지하는 습관은 환경호르몬이 체내로 흡수되는 것을 막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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