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지하철 선로로 추락한 한 남성을 구한 3명의 의인이 뒤늦게 밝혀졌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 5일 지하철 1호선 창동역에서 한 50대 남성이 선로로 추락하자, 현장에서 이를 목격한 3명의 시민이 이 남성을 구조했다고 7일 밝혔다.

이날 오후 9시30분쯤 창동역에서 방학역 방향으로 가는 지하철을 기다리던 A씨가 만취 상태로 전동차 입구 가장 끝 부분인 1-1번 플랫폼을 지나 더 걸어나가다 선로로 떨어져 머리를 부딪혔고 스스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창동역에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이 모습을 본 한 40대 남성이 곧장 선로로 뛰어들었고, A씨를 부축하며 플랫폼에 서 있던 승객들을 향해 큰 소리로 “힘 있는 학생들이 좀 도와달라”고 소리쳤다.

이 목소리를 들은 20대 남성과 여성이 뛰어가 A씨를 플랫폼으로 끌어올렸고 피가 흐르는 A씨의 이마를 닦아줬다. 또 이들은 119와 112로 신고해 구조대와 경찰이 올 때까지 A씨와 함께 기다렸다.

목격자인 대학생 이모(20)씨는 “도움을 주신 세 분은 서로 모르는 사이로 보였는데,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보고선 달려가 구하고 마치 자신의 가족처럼 챙기는 모습에 깊이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갔던 김종관 창동역 부역장은 “고객님께서 떨어진 곳이 불행 중 다행으로 전동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보조 선로였지만, 대부분 시민들은 그런 사실을 잘 모르기 때문에 사실상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든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분들께서 한마음으로 도와주셔서 빨리 구조할 수 있어 감사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