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족저근막염 진단을 받고 회사 인근 병원과 집 근처 병원을 오가게 됐는데, 회사 근처인 서울 강남 소재 병원에서는 체외충격파치료 비용이 10만원, 동네 병원에서는 3만원이더라고요. 부르는 게 값인가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의 경우 의료기관마다 비용이 다르다. 하지만 해당 진료 비용이 다른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병원마다 장비의 종류와 시술방법 등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3일부터 107개 비급여 항목에 대한 의료기관별 진료 비용을 심평원 홈페이지와 모바일앱 '건강정보'를 통해 공개했다.
이번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는 지난 2월부터 3월 초까지 병원급 의료기관 3666곳의 비급여 항목에 대한 진료비용을 조사한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올해 비급여 진료비용 등 28항목, 치료재료 20항목, 제증명수수료 13항목 등 61개 항목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에 따르면, ‘체외충격파치료(근골격계)’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최저 2만8150원, 최고 36만7500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흔한 값은(최빈금액)은 10만4000원이었다.
종합병원은 최저 만원, 최고 30만6000원, 최빈금액은 5만원이었으며, 병원급은 최저 5000원에서 최고 30만원, 최빈 금액은 5만원으로 나타났다.
1인실 병실료는 최소 11만원에서 최대 45만 5000원으로 4배 이상 차이가 났고, 전립선암을 치료하는 다빈치 로봇수술 비용은 최소 300만원에서 최대 14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추가된 항목의 진료비용 현황을 살펴보면, 검체검사 중 ‘노로바이러스 항원검사(간이검사)’, ‘폐렴 연쇄상구균 소변항원검사(간이검사)’의 경우 최저·최고비용이 병원 규모와 상관없이 유사했고 가장 흔한 금액(최빈금액)도 2만~3만원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HIV항체검사(현장검사)의 경우에는 병원 규모에 따라 최저·최고비용에 차이가 있었다. 대부분의 상급종합병원은 2만8000원, 종합병원 4만원, 병원급 4만5000원으로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증명수수료 중 ‘일반진단서’의 경우에는 병원 규모에 따라 최저·최고비용에 차이가 있으나 최빈금액은 모두 만원으로 동일했다.
기존 항목 중 ‘MRI진단료 경추(목부위)’, ‘MRI진단료 요천추(허리부위)’, ‘초음파검사료 경부(갑상선, 부갑상선)’ ‘교육상담료 당뇨병교육(1회 방문)’ 등 4개 항목의 최빈금액 지난해보다 인하된 것으로 조사됐다.
MRI 진단료는 전년보다 5만원 인하된 40만원, 초음파검사료는 8만원에서 5만원으로, 당뇨병 교육 1회 상담료는 2만원에서 만원으로 더 싸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체온열검사(부분)’는 전년보다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초음파검사료 복부(간, 담낭 등)’는 8만원에서 10만원, ‘치과보철료 골드크라운(금니)’는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인상됐다. 그 외 39개 항목의 최빈금액은 전년도와 동일했다.
비용이 병원마다 다른 이유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병원 규모와 인력수준은 물론 환자의 질병 상태와 직업, 생활 방식 등에 따라 진료패턴도 달라진다”며 “의료 비용이 무조건 획일화돼야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가령, 같은 질병일지라도 병원 방문이 용이한 환자의 경우 1회당 비용이 싼 진료를 하는 대신 자주 병원에 방문해 치료받을 수 있게 하는 반면 병원 방문이 쉽지 않을 경우에는 한번 방문할 때 진료를 길게 하는 대신 값비싼 치료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동네 중국 음식점과 호텔의 짜장면 가격도 차이가 나지 않느냐”며 “비급여 진료 비용을 고지해 환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되는 문제이지 가격이 다른 것을 문제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는 국민의 의료선택권을 보장하고 진료비용을 예측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표준화를 거쳐 단계적으로 공개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환자 또는 이용자는 병원을 선택하기 전 심평원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항목별, 의료기관별 비급여 진료비용 정보를 조회할 수 있으며 최저비용, 최고비용, 중앙값 및 최빈값도 확인할 수 있다 .
또 검색 조건 중에서 위치정보를 지도시스템에 연결하면, 해당 지역 소재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용 정보를 알 수 있어 지역 의료서비스 이용 시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