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타블로이드 신문 데일리 메일이 28일(현지시간) 신문 1면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수반의 다리를 비교하는 사진을 게재해 성차별 논란에 휘말렸다. 메이 총리와 스터전 수반은 전날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만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 재추진 문제를 논의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간 회동 사진을 게재하고 "누구 다리가 더 낫냐"는 제목을 단 기사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영국의 유명 대중지 데일리메일은 28일자(현지 시각) 1면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신경 쓰지 말자, 누구 다리가 더 나은가!'라는 제목을 달고 옆에 메이 총리와 스터전이 의자에 앉아 있는 사진을 실었다.

메이 총리와 스터전 수반은 전날 글래스고의 한 호텔에서 회담을 진행했다. 이들은 치마 정장에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착석했다. 데일리메일은 두 사람의 다리가 부각되는 각도의 사진을 게재했다.

이같은 기사가 소셜미디어에 공유되자 성차별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중대한 사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에 참석한 여성 정치인의 외모를 부각시켰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 등 남성 정치인들 회동 땐 누구도 다리에 시선을 집중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당수는 트위터를 통해 "지금은 2017년이다. 성차별주의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야 한다"며 "데일리메일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 기사는 영국 독립언론윤리위원회(IPSO)에 선정적 보도로 제소되기도 했다. 아멜리아 워맥 녹색당 부대표는 "인종, 색깔, 종교, 성(性), 성적 취향, 정신적·육체적 질환에 관한 선입견을 주거나 경멸적인 보도를 피해야 한다"는 언론 윤리규정을 위배한 보도라며 IPSO에 제소했다. 워맥은 "두 정치인의 외모를 기사에 넣은 것은 완전히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무례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한편 이날 회동에서 메이 총리와 스터전 수반은 브렉시트와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 재추진에 관해 논의했다. 스터전 수반은 중앙 정부의 브렉시트 강행에 반기를 들고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8년 가을에서 2019년 사이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29일 브렉시트를 공식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