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경험이 있는 중고생 가운데 절반은 피임을 하지 않고 있으며, 성관계로 임신한 여학생 10명 중 7명은 인공임신중절수술(낙태)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이동윤 교수 연구팀은 이런 내용이 담긴 '2013∼2015년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 결과를 대한산부인과학회 학술지 최근호에 실었다고 22일 밝혔다.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는 우리나라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청소년의 건강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2005년부터 해마다 실시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청소년의 성관계 경험률은 5.3%였으며, 남학생(7.4%)이 여학생(3.1%)보다 높았다. 또 성경험을 한 청소년이 성관계를 시작한 평균 연령은 13세였다.

성경험이 있는 여학생 중 0.2%는 임신을 했고, 임신한 경험이 있는 여학생 중 73.6%는 임신중절 수술을 했다.

피임 실천율은 2013년 39%에서 2015년 48.7%로 증가하긴 했으나, 여전히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15∼19세 미국 여학생의 피임실천율(98.9%)과 비교하면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성관계 경험이 있는 한국 청소년이 주로 쓰는 피임법은 콘돔 사용으로, 2015년 기준으로 69.3%였다. 콘돔 사용 비율은 2013년 대비 4.4%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체외사정이나 자연피임 등 실패 가능성이 큰 피임 방법을 택하는 청소년도 약 20%에 이르렀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성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이른 나이에 성관계를 가지는 청소년이 늘어나는 만큼 성교육 시작점을 앞당겨야 하며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거절하는 방법 등 성관계에 대한 책임감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윤 교수는 "우리나라 청소년의 성경험 비율은 외국보다 아직 낮지만 저조한 피임실천율 때문에 원치 않는 임신이나 성병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며 "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청소년의 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고 피임법에 대해 충분히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