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의 한 동물원에서 아동 3명의 장난으로 홍학(紅鶴)이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인디펜던트지가 15일(현지 시간) 전했다.
지난 10일 체코 이흘라바 동물원엔 7세 전후의 소년 3명이 홍학의 일종인 쿠바홍학(학명: Phoenicopterus ruber) 우리에 난입해 수컷 쿠바홍학 한 마리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고가 발생했다.
인디펜던트지에 따르면 각각 5세, 6세, 8세인 이 아동들은 경비원들의 경계를 피해 동물원 홍학 우리 주위에 설치된 철망을 넘은 뒤, 홍학떼를 향해 돌팔매질을 가했다. 철 없는 아이들의 장난으로 16년 된 수컷 쿠바홍학 한 마리가 목이 꺾여 죽었고, 다른 한 마리는 심한 부상을 입었다. 쿠바홍학은 통상 30~40년을 산다고 한다.
소년들은 수컷 홍학을 죽음에 이르게 한 뒤 동물원을 신속히 빠져나갔으나, 동물원 CCTV에 인상착의가 포착된 2명은 곧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조사를 지켜본 동물원 관계자 마틴 씨는 “아이들에게서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이번에 죽은 홍학은 8마리의 새끼 홍학을 거느리고 있던 ‘아빠’ 홍학으로, 몸값은 약 24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원 관계자들은 “이번 수컷 쿠바홍학의 죽음으로 동물원 내 홍학 번식이 어려워져 개체 수 보존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현지 경찰은 나머지 범인의 행방을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