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우 경기 도중 소뿔에 눈을 찔려 실명한 투우사가 다시 경기에 나섰다가 큰 부상을 당했다. 이번 사건으로 스페인에서 투우 경기 찬반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13일(이하 현지 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스페인의 유명 투우사 후안 호세 파디야(39)는 지난 2011년 열린 투우경기에서 그는 소뿔에 얼굴을 관통 당해 시력을 잃고 말았다.
24시간 동안 암흑 속에 갇혀 있던 소는 경기장의 밝은 빛에 흥분했고, 파디야는 ‘물레타(투우사가 들고 있는 빨간 망토)’로 황소를 유인했다.
그는 창으로 소의 등을 두 차례나 찌르는 데 성공했고 관중들은 환호했다. 세 번째 창을 등에 꽂으려는 찰나, 그는 균형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 소는 파디야의 얼굴을 들이받았고, 소의 뿔은 그의 왼쪽 귀밑을 꿰뚫고 턱과 볼을 지나 왼쪽 눈을 관통했다.
파디야의 얼굴에 큰 구멍이 났고 눈에선 출혈이 계속됐다. 그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목숨을 건졌지만, 결국 왼쪽 눈을 실명했다.
파디야는 사고 후 5개월 만에 경기에 복귀했다. 그는 안대로 왼쪽 눈을 가리고 오른쪽 눈에 ‘모노클(알이 하나뿐인 안경)’을 쓴 채 경기에 참여했다. 그의 식지 않는 투우 열정에 관중들은 더 환호하며 그에게 ‘해적 선장’이란 별명도 붙여줬다.
하지만 한쪽 눈만으로 경기를 진행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었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그는 이후에 참가한 투우 경기 때마다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그리고 지난 12일 열린 투우 경기에서 그는 또 한 번 큰 사고를 당했다. 성난 소가 그를 들이받으며 공중으로 내던져 버려 가슴과 허벅지 등을 크게 다친 것.
파디야를 다치게 한 소는 현장에서 바로 도살됐지만, 그는 또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오는 18일부터 시작될 ‘투우 페스티벌’에 열릴 경기를 취소하지 않겠다고 밝혀 투우 위험성에 대한 논란이 더욱 커졌다.
한편 스페인 고유의 전통문화인 투우는 매년 약 2000건의 경기가 열리고 있으나 동물 학대와 안전성 논란으로 해마다 경기 수가 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