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전문 케이블 채널 올리브TV는 최근 '오늘 뭐 먹지? 딜리버리'라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MC들이 똑같은 제철 재료로 각자 다른 요리를 만든 다음, 우승팀 레시피와 식재료를 딱 필요한 만큼만 '쿠킹박스'에 넣어 인터넷 쇼핑몰 옥션을 통해 선착순 500개를 한정 판매한다. 지난달 28일 방영된 첫회엔 삼치 라비올리가, 2회엔 봄동 알리오올리오가 2만9000원짜리 상자에 담겼다. '이렇게 쉽게 받아먹어도 되나'라는 광고 문구를 앞세웠다.
쿠킹박스의 뜨거운 인기가 방송으로까지 연결됐다. 자세하고 친절한 레시피, 식재료를 정량씩 따로 포장해 문 앞까지 보내주는 쿠킹박스는 요리에 서툰 사람도 쉽고 편하게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인터넷·모바일로 주문만 하면 귀찮은 장보기 과정을 생략할 수 있고, 어느 정도 정성을 담으면서도 시간을 아낄 수 있어 신혼부부나 맞벌이 부부, 1인 가구, 가족을 위해 주말 요리에 나서는 남성에게 인기가 높다.
배달된 식재료를 씻고 썰고 굽고 볶아 차려내면 끝. 소스·육수처럼 맛을 좌우하는 중요 재료는 전문가가 직접 만들어 보내주니 맛도 어느 정도 보장된다. 꾸준히 따라 하다 보면 요리하는 즐거움은 물론 실력도 얻는다. 임정환 옥션 마케팅실장은 "쿡방, 먹방 TV 프로그램이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근사한 요리를 일상에서 쉽고 즐겁게 실현해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했다.
주 1~2회 메뉴를 정해 정기 배송해주는 서비스도 있고 단품은 물론 집들이, 화이트데이 같은 특별한 날 맞춤형 세트도 판매한다. 대개 2인분 기준 2만~3만원이며 종류도 다양하다. 갈비찜·잡채 등 손이 많이 가는 한식('프레시지'), 인도식 치킨 커리·에콰도르식 스튜 등 혼자선 엄두 내기 어려운 세계 각국의 집밥('원파인박스'), 퀘사디아·농어 스테이크 등 인기 레스토랑 메뉴를 재현한 음식('프렙' '비셰프'), 각종 디저트('피나포레' '르파티시엘')까지 고유의 개성을 내세우는 쿠킹박스 업체가 최근 크게 늘었다.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무지개색 수제 버거, 통오징어 궁중 떡볶이 등 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메뉴를 쿠킹박스에 담아 토요일 새벽 배송하는 '배민쿡' 서비스를 선보였다.
매번 신경 쓰고 챙기지 않아도 제철 식재료를 알아서 골라 대문 앞까지 보내주는 정기 배송 서비스도 인기다. 매주 또는 매달 제철 농산물을 꾸러미로 구성해 보내는 '무릉외갓집' '언니네텃밭' '만나박스', 과일 전문 '올프레쉬' '돌리버리', 제철 나물을 데친 상태로 배송하는 '나물투데이', 갓 로스팅한 커피 원두를 보내주는 '빈브라더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