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임신 등으로 직장에서 퇴직한 경력 단절 여성이 7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25~39세 미혼 여성은 10년 새 51만명 늘어나는 등 미혼 인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기혼 여성들도 아이 낳기를 꺼려 '완결 출산율'(49세까지 낳은 아이 평균)이 2015년 현재 1.92명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완결 출산율은 합계 출산율에서 기혼 여성 출산율만 따진 것이다. 이처럼 미혼자가 늘고 결혼한 여성조차 아이를 둘 낳지 않아 신생아 수가 30만명대로 떨어지는 추세로 접어들게 됐다.

◇대졸 여성, 고졸 여성보다 많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인구 주택 총조사 여성·출산력·아동·주거 실태'에 따르면 주 혼인 연령인 25~39세 미혼 여성은 213만1514명으로 조사돼 2005년(161만5569명)보다 51만5945명 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5~29세 여성은 10명 중 7.7명이 미혼으로 2005년(5.9명)보다 크게 늘어났다. 35~39세 미혼율도 19.2%로 2005년(7.6%)의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주 출산 연령대 여성(25~39세) 전체로는 미혼율이 2005년 27.4%에서 42.2%로 증가했다.

이처럼 미혼 여성이 늘고 있는 것은 여성 고학력자가 는 것이 하나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재원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대졸 이상 남성은 혼인율이 높은 데 비해 여성은 거꾸로 고학력일수록 마땅한 배우자를 찾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학을 졸업한 여성 수는 사상 처음으로 고졸 여성을 추월했다. 전체 여성의 36%(663만9000명)가 대졸 이상, 34.3%(632만4000명)가 고졸이었다.

◇경력 단절 사유, 결혼

결혼 전에 직장에 다니던 여성들의 경력 단절 사유도 바뀌고 있다. 696만명 경력 단절 여성 가운데 50대 이상은 주로 결혼과 동시에 퇴직했다. 하지만 현재 30대는 임신·출산으로 퇴직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50~54세는 결혼과 동시에 퇴직했던 경우가 67.7%인 데 반해 35~39세는 43%에 그쳤다. 반면 임신·출산으로 퇴직한 경우가 50~54세는 19.4%인 반면 35~39세는 43.4%로 급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임신·출산하면 아기를 돌봐 줄 마땅한 사람이나 보육 시설을 찾지 못해 퇴직하는 경우가 갈수록 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첫아기 낳는 연령이 31세가 넘으면서 아기도 둘 이상 낳는 일이 드물어졌다. 통상 출산이 끝나는 것으로 보는 49세 여성의 출산이 2010년 1.98명에서 2015년 1.92명으로 떨어졌다. 이상림 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결혼하면 둘 낳는 게 기본이었는데, 젊은 세대는 하나만 낳고 단산하는 일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자녀 기혼 여성도 크게 증가했다. 가임 기혼 여성(15~49세) 중 '무자녀' 여성이 77만8000명으로 2010년(48만5000명)보다 30만명 가까이 늘었다. 이들 중 출산 계획이 없는 사람은 10명 중 3명이나 됐다.

정부의 출산 정책 초점을 주거 대책에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기 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출산율(1.73명)이 월세(1.54명)나 전세(1.44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 자녀(출생아 수에 추가 출산 계획을 합친 것) 수도 자기 집에 사는 사람은 1.88명으로 월세(1.74명), 전세(1.75명)는 이보다 더 낮았다.

60대 이상 여성의 황혼 이혼도 4.5%로 2005년(1.5%)의 3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재산 뿐만 아니라 공무원연금이나 국민연금 등을 절반씩 나눠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