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전주 지역 양대 폭력조직으로 불리는 월드컵파와 오거리파 조직원 35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CCTV에 찍힌 당시 난투극 장면.

밤늦은 시각 장례식장에서 둔기를 들고 난투극을 벌인 전북 전주의 조직폭력배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장례식장 주차장에서 집단으로 난투극을 벌인 혐의로 오모(30)씨 등 전주 월드컵파와 오거리파 조직원 39명을 검거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이 중 적극적으로 가담한 35명을 구속하고 4명은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달아난 4명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17일 오전 5시30분쯤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한 장례식장 주차장에서 야구방망이와 골프채, 각목 등 둔기를 들고 상대 조직원과 집단으로 난투극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직원 여러 명이 얼굴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았고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3대가 파손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를 목격한 장례식장 직원이 "조폭으로 보이는 남자들이 주차장에서 싸우고 있다"고 신고했고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상황이 종료됐다. 하지만 일부 조직원들은 혼란을 틈타 현장에서 달아났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전주 지역 양대 폭력조직으로 불리는 월드컵파와 오거리파 조직원 35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당시 난투극 장면.

이 난투극은 2014년 11월22일 전주 시내에서 월드컵파 조직원이 오거리파 조직원을 살해한 사건이 발단이 됐다. 당시 한 상가 주차장에서 월드컵파 최모(45)씨가 "버릇이 없다"며 오거리파 최모(44)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고, 이후 두 조직은 전주에서 신경전을 벌여왔다.

그러다 두 조직이 자주 찾던 한 카페 종업원의 발언으로 인해 각 조직에 '소집령'이 내려졌다. 이 종업원은 오거리파 조직원이 "월드컵파 별거 아니다"라고 하는 것을 듣고 월드컵파 조직원에게 이를 전했고, 발끈한 월드컵파가 오거리파에 전화를 걸어 만날 장소를 정한 것이다.

경찰은 난투극이 벌어진 직후 전담수사팀을 꾸려 달아난 조직원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CCTV와 차량 블랙박스 조회 등을 통해 이들을 추적했고, 3개월 만에 서울과 대전, 전남 완도 등으로 달아난 조직원들을 속속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전주의 양대 폭력조직으로, 유흥업 등 각종 이권에 개입하며 세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경찰은 "이들은 난투극을 벌인 뒤 대전과 서울의 원룸 등에서 집단으로 합숙하며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며 "은신할 수 있도록 지원한 배후 세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폭들이 난투극에서 사용한 골프채와 야구방망이 등 둔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