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살해 여성 용의자 중 가장 먼저 체포된 'LOL 티셔츠' 도안티흐엉이 범행 직후 인근 호텔에서 곰인형을 들고 도주하는 모습이 호텔 CCTV에 포착됐다.

일본 민영방송 TBS는 15일 한 호텔의 폐쇄회로(CCTV)에 찍힌 한 여성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도안티흐엉은 13일 오전 9시26분쯤 공항 택시 승차장에 서 있는 모습이 공항 CCTV 포착된 후 10분 뒤인 오전 9시36분쯤 호텔 로비에 설치된 CCTV에 다시 찍혔다.

공개된 CCTV 화면에 따르면 공항에서의 옷차림과 동일한 LOL 셔츠를 입고 여행가방을 끌며 로비를 나서고 있다. 또한 그는 스마트폰을 보며 웃는 등 CCTV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후 30분 뒤 그가 자신의 대형 곰인형을 안고 로비로 돌아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TBS에 따르면 곰인형을 로비 소파에 앉힌 뒤 프런트로 가 "곰 인형을 좋아한다"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TBS는 그가 전에 묵던 호텔로 돌아가 짐을 가져온 것으로 추정했다.

도안티흐엉의 체크인을 담당한 직원은 "여권을 체크하던 중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느꼈고, 그 뒤 배가 아팠다"고 16일 증언했다.

그는 해당 호텔에 3일간 머물렀으며 함께온 일행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종업원은 "그 여성이 영어를 무척 잘하고 예뻤다. 내 눈에는 '한류스타'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도안티흐엉은 지난 1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살해 용의자 중 가장 먼저 체포됐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암살 현장 인근 CCTV에 포착된 여성으로 보이는 도안티흐엉(29)을 체포했다. 도안티흐엉은 베트남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체포 당시 혼자였다"고 밝혔다.

또 현지 경찰은 도안티흐엉은 1988년 5월31일생으로 출생지는 베트남 남딘이라고 적힌 신분증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도안티흐엉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공항에서 만난 남성 4명이 '승객들에게 장난을 치자'고 제안했다. 살인인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