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0·구속 기소·사진 왼쪽)씨와 그의 측근이었던 고영태(41·사진 오른쪽)씨가 6일 법정에서 만난다.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최씨 등에 대한 9차 공판에서 최씨는 피고인으로, 고씨는 검찰 측 증인 신분으로 법정에 선다.

고씨는 최씨 소유의 스포츠 기획사인 더블루K 이사로 근무하며 최씨의 국정·이권 개입을 옆에서 도운 '최순실 사람'이었다. 그러나 둘은 2014년부터 사이가 틀어졌다. 이후 고씨는 2014년 10월 최씨가 서울 강남의 한 의상실에서 청와대 행정관들을 비서처럼 부리며 박근혜 대통령의 의상을 제작하던 동영상을 TV조선에 제보하는 등 '내부 고발자' 역할을 해왔다. 고씨는 6일 법정에서도 최씨가 대통령을 움직여 정부 인사(人事) 및 정책에 깊숙이 관여하고 기업으로부터 이권을 챙기려 했다는 식의 진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작년 12월 국회 청문회에선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이 최순실의 수행 비서 같았다", "최순실이 대한민국 권력 서열 1위라고 생각한다"고 했었다.

반면 최씨는 고씨가 사건을 조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정 농단 의혹이 확산하는 계기가 된 '태블릿 PC'를 놓고서도 최씨는 자기 물건이 아니라면서 고씨가 모함을 했다고 하고 있다. 지난달 헌재의 탄핵 심판 공개 변론에선 "고영태가 '박근혜 정권이 끝날 무렵에 (최순실) 게이트를 터트리겠다'고 협박했다"며 "고씨가 계획적으로 의상실 영상 등을 찍은 것 같다"고 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남녀 관계'였던 두 사람의 사이가 틀어져 고씨가 거짓말을 하게 된 것이라며 고씨를 공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