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본성의 역사 | 홍일립 지음 | 에피파니 | 1184쪽 | 4만7000원
"사람은 본래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 사람들이 인간의 본성(本性)에 대한 문제를 들 때마다 쉽게 떠올리는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은 둘 중 무엇이 맞는 것일까. 예술사회학 박사이자 과거 운동권의 '이론가'로 불렸던 저자는 휴대가 거의 불가능한 이 대작에서 이렇게 짚는다. 맹자는 인간이 천성적으로 도덕적 실행 능력을 잠재하고 있다고 했고, 순자는 타고난 동물적 본능과 생리적 욕망에 주목했다는 것이다. 결국 성선설과 성악설은 서로 상충하지 않으며, 사람들에게 선(善)을 행하게 하려는 점에서 같다.
이 책은 공자와 플라톤부터 데카르트, 마르크스, 프로이트, 리처드 도킨스까지 방대한 사상가들의 저작 속에서 '인간 본성의 관념'에 대해 치밀하게 파고든다. 결국 인간은 유한한 유기체인 동시에 삶의 자율적 주체로서 살아갈 수 있는 능력도 겸비한 '야누스를 뛰어넘는 다면적 존재'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