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각 후보 진영에서는 자기 편에 유리하게 해석되는 ‘예언서’나 ‘사주풀이’까지 공유하면서 여론몰이에 애쓰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조선시대 예언서 ‘송하비결(松下秘訣)’이 문 전 대표의 당선을 예언했다는 글을 주기적으로 올리고 있다. 이 책은 지난 2002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예언했다고 알려져 한 때 관심을 받았던 책이다.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은 “계림침백(鷄林侵百) 황산분투(黃山奮鬪) 계백패읍(鷄伯悖泣)” 구절을 “영남세력이 호남을 침범하여, (호남이) 황산벌에서 떨쳐 싸우지만, 마침내 호남이 패해 눈물을 흘린다”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이어서 있는 구절인 “해룡기두(海龍起豆)”를 “바다용이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된다”로 해석하면서 “대선 후보 중에 유일하게 바다 근처에서 태어난 사람이 문 전 대표”라고 주장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안 의원 지지자들은 ‘안 의원의 사주’에 대권운이 있다며 해당 내용을 돌려보고 있다.
한 해석에 따르면 목(木)의 기운이 강한 호랑이띠 안 의원은 53세부터 63세 사이에 무신대운에 들어가 있다 한다. 무신대운은 보통 강한 관운(官運)을 상징한다. 여기에 정유년(2017년)은 목의 기운이 강한데, 그게 안 의원에겐 “강력한 원군”으로 작용할 거라는 설명이다.
지지자들은 “안 의원을 싫어하는 역술인들조차 2017년 사주로는 안 의원이 최고라고 말한다”며 안 의원 사주풀이가 담긴 글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대선이 가까워져 오면 정치권에선 항상 역술·점성·예언 등이 횡행해왔다”며 “지지자들은 자기 진영이 유리하게끔 해석된 자료를 주고받으며 후보에 대한 ‘확신’을 강화해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김홍중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예언과 사주 등은 과학적이라 할 수는 없지만 나름의 체계성을 갖추고 있는 전래 지식”이라며 “지지자들은 이를 동원해 다양한 형태의 오피니언을 만들어내고 또 소통하면서 후보에 대한 희망을 그에 빗대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