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일대 비즈니스 호텔 경쟁이 뜨겁다.
글로벌 호텔 체인 스타우드가 올해 하반기 강남구 도산대로 인근에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강남’을 선보이는 것을 포함해 작년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총 5곳의 비즈니스 호텔이 문을 열었거나 열 예정이다.
기존 비즈니스 호텔들은 주로 서울 명동과 종로·광화문 일대에 들어섰다. 이 일대 비즈니스 호텔이 겨냥했던 대상은 쇼핑 위주의 관광을 선호하는 중국 유커(遊客·단체 관광객 )였다. 하지만 ‘체험형 관광’을 선호하는 싼커(散客·개별 관광객)들이 늘면서 강북 도심에 집중됐던 소비권역이 강남권으로 확대됐고, 비즈니스 호텔의 무대도 강남으로 넓어졌다.
비즈니스 호텔은 대규모 연회장이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많은 매출을 올리는 특급호텔과 달리 부대시설을 줄여 객실 수입 위주의 영업을 하는 호텔을 말한다. 레스토랑, 연회장 등을 없애거나 최소화해서 고정비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올 하반기 오픈하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강남’은 총 199개 객실을 갖출 예정이다. 스타우드는 쉐라톤, 웨스틴, 르 메리디앙, 세인트 레지스, 더 럭셔리 콜렉션, 알로프트, W, 포포인츠 등의 브랜드를 가진 호텔 체인이다. 이 가운데 포포인츠는 스타우드의 비즈니스 호텔 브랜드다.
주방가구 제조회사인 넵스는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강남을지병원 사거리에 있는 7층짜리 사옥을 허물고 호텔을 건설 중이다. 지하 5층, 지상 17층에 객실 180개를 갖춘 5성급 호텔을 지어 내년 중 오픈할 계획이다.
올해 초에는 강남구 청담동에 ‘엔트라호텔’이 오픈했다. 도산대로변에 있는 이 호텔은 지하 4층, 지상 20층 규모로 총 92개 객실을 갖추고 있다.
서울 도심에 집중됐던 비즈니스 호텔이 강남에 문을 열기 시작한 것은 2014년부터. 2014년 10월 강남구 역삼동에 ‘신라스테이 역삼’이, 강남구 청담동에는 스타우드가 운영하는 ‘알로프트 강남’이 문을 열었다. 같은 해 12월에는 일본 비즈니스 호텔 도미인이 신사동 가로수길에 ‘도미인 프리미엄 서울 가로수길 호텔’을 열었다.
2015년에는 강남구 논현동에 의료관광객을 겨냥한 힐링케어 콘셉트의 호텔 ‘포레힐’이 문을 열었고, 신논현역 부근에는 ‘호텔 더 디자이너스 리즈 강남 프리미어’가 영업을 시작했다. 국내 대형 건설사인 대림산업은 작년 9월 ‘글래드 라이브 강남’을 오픈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 땅값이 비싸기는 하지만 중국 관광객이나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면 비즈니스 호텔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서울 강남 일대에 위치한 성형외과와 피부과를 찾는 중국 의료 관광객을 끌어들이는데는 강남이 유리하다고 봤다. 아울러 신사동 가로수길, 청담동 등이 한국 드라마에 등장하면서 관광 명소가 된 것도 강남 호텔 건립 붐에 일조했다.
개별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것도 호텔의 강남 진출을 부추겼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을 찾은 관광객은 총 1356만9315명인데, 이중 중국인 관광객이 634만9297명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인 관광객 중 51.9%는 이른바 싼커로 불리는 개별 관광객이었다.
중국인 개별 관광객은 자기만족형 소비를 추구하는 바링허우(八零後·198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가 주를 이룬다. 이들은 명동에서의 쇼핑보다는 서울 강남 번화가 방문이나 맛집 탐방 등에 더 치중한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중국인 개별 관광객이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들은 합리적인 가격과 수준 높은 서비스를 원하면서도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 앞으로 서울 강남 일대를 더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