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원(1941~2007) 시인 10주기를 맞아 '젊은 오규원'을 표방한 후배 시인들이 추모 시집 '노점의 빈 의자를 시라고 하면 안 되나'를 낸다.

기일인 2월 2일 출간되는 이 시집은 이수명·김행숙 등 시인 48명이 '버스정거장에서' '대방동 조흥은행과 주택은행 사이' '토마토와 나이프' '한 잎의 여자' 등 오 시인의 네 작품 중 하나를 골라 재창작해 묶은 것이다. 시집 제목은 오 시인의 '버스 정거장에서'의 첫 구절에서 따왔다. 오규원 10주기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시인의 시 세계를 보여주는 대표작을 후배 시인들이 새로운 감수성으로 이어받는 기획"이라며 "시집은 서점에 배포되지 않고 행사 기간 내 행사장에서만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 시인이 표지를 디자인한 '문지시인선'을 내고 있는 출판사 문학과지성사는 그의 첫 시집 '분명한 사건'(1971)을 복간해 기일에 맞춰 출간할 계획이다. 오 시인의 친구인 김병익 문학평론가가 새로 쓴 발문도 실린다. 관련 행사도 속속 열린다. 서울 종로의 갤러리 류가헌에서는 기일 당일 추모 행사를 포함해, 31일부터 2월 26일까지 고인의 유품 전시도 개최된다. 김혜순·장석남·함민복·최정례 시인은 2월 8일부터 26일까지 매주 한 번씩 번갈아가며 오 시인의 시창작 개론서 '현대시작법'(1990)을 강의한다. 생전 시인이 찍은 사진을 모은 사진전과 사진집 '무릉의 저녁' 출간도 예정돼 있다. (02)720-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