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 시각)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고층 빌딩이 화재로 무너져 소방관 30여명이 사망했다고 이란 관영 프레스 TV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 테헤란 남부 줌후리예 거리에 있는 17층짜리 의류 상가 건물(플라스코 트레이드센터)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테헤란 시내 소방서 10곳의 소방차와 소방관 200여명이 진화에 나섰으나 건물은 오전 11시 35분쯤 갑자기 무너졌다. 이 때문에 진화·구조 작업을 하던 소방관 중 30여명이 매몰돼 목숨을 잃었다. 테헤란시 당국은 숨진 소방관 외에 50~100명이 무너진 건물 안에 갇혔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병원으로 후송된 부상자도 7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9일(현지 시각) 오전 8시쯤 이란 테헤란의 의류 상가에서 큰불이 났다. 소방관들이 사다리를 동원해 불을 끄는 장면.

[이란의 수도 테헤란은 어떤 지역?]

목격자에 따르면 불은 건물 9층에서 시작돼 17층까지 삽시간에 번졌다. 진화 작업 도중 건물의 북쪽 벽부터 무너져내렸다고 한다. 화재가 난 건물은 1962년 지어진 것으로 테헤란 시내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중 하나로 꼽힌다. 건물 4~5개 층은 옷가게가 입주해 있고, 나머지는 소규모 봉제·의류 공장이 입주해 있다.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테헤란의 명물 상가였다.

화재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우리는 (건물이) 워낙 낡아 화재에 취약한 상태라고 건물 관리인들에게 여러 차례 경고했지만, 이들은 안전 규정을 무시하고 계단 창고에 의류 등을 가득 보관해왔다"며 "소화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아 화재를 키웠다"고 했다. 이어 "화재 현장에 도착했을 때 건물 내부에 있던 옷과 플라스틱이 타면서 유독 가스를 내뿜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고층 건물인 것도 화재 진압을 어렵게 했다"고 말했다.

테헤란 경찰은 이번 화재가 가스 폭발로 일어났을 경우 추가 폭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인근 영국·터키 대사관 직원들을 대피시켰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사상자 규모가 계속 불어나자 모하마드 바게르 칼리바프 테헤란시장이 직접 현장에서 구조 지휘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