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산업 육성 액션플랜으로 세계 1위 굳힌다...대형화∙선진화
"2020년까지 세계 선박 건조량 점유율 45%, 해양공정설비도 35% 목표"
중국이 구조조정 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글로벌 조선시장에서 1위를 굳히기 위한 청사진을 내놓았다. 2020년까지 세계 조선시장 점유율(건조량 기준)을 2020년까지 45%이상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또 인수합병(M&A) 등 구조조정을 서둘러 절반 수준인 상위 10대 조선 기업의 점유율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중국은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공업정보화부 재정부 인민인행 은행감독관리위원회 국가국방과기공업국 등 6개 부처 공동으로 지난 12일 발표한 ‘선박공업 구조조정 심화 및 전환 업그레이드 가속을 위한 액션플랜(2016~2020년)’을 통해 세계 조선강국과 해양공정 설비 제조 선진국 반열에 진입하겠다고 밝혔다.
액션플랜은 글로벌 조선업이 전면적으로 어려움에 빠졌고, 중국의 조선업도 금융위기(2008년)이후 가장 힘든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앞차(한국 일본 등)를 추월할 수 있는 커브 길이라는 역사적 기회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해외 조선 인수합병∙고급인재 적극 유치
액션플랜은 구체적인 목표로 12차5개년(2011~2015년)대비 선박 건조량 세계 점유율을 5% 포인트 끌어올리기로 했다. 중국 선박망에 따르면 2015년 건조량 기준 중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40.8%를 기록했다. 선박 건조량 기준 2009년 세계 1위에 오른 중국은 2015년에도 3922만 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2936만 CGT를 기록한 한국(30.5%)을 크게 앞섰다.
이번 액션플랜은 조선산업의 규모 뿐 아니라 혁신능력, 품질과 효율, 구조구도화, 세계 유명 조선브랜드 구축, 군산(軍産) 복합 발전 등을 강조했다. 일정 규모이상 조선기업의 연구개발 비용이 매출의 2.5% 밑으로 내려가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중국은 한국이 우세를 보여온 해양공정설비와 첨단기술선박의 세계 시장 점유율도 각각 35%와 40% 안팎 수준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해양공정설비와 첨단기술선박은 중국이 제조업 강국 반열에 들기 위해 2015년 시행에 들어간 ‘중국제조 2025’의 10대 중점 발전영역 가운데 하나다. 이번에 발표된 해양공정설비와 첨단기술선박 점유율 목표도 중국제조 2025년에 제시된 수치와 같다.
특히 새로운 경제성장동력으로서 전통적인 잠재 고급소비를 키우기 위해 크루즈와 요트 시장을 육성하는 동시에 대형 크루즈와 중소형 요트 자체 설계 제조능력도 높이기로 했다. 스마트선박, 선박용 감속기, 제7세대 심수(深水)탐사정 플랫픔, 심해 어업양식 장비, 심해 광산자원 개발 장비, 극지 장비 등 혁신 기술 개발에도 힘쓰기로 했다.
중국의 핵심 조선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해외 M&A에 나서고 해외에 조선소와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는 것을 유도하기로 했다. 한국 등 해외 조선업 구조조정에 중국 자본이 본격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액션플랜은 또 조선업체들이 팀을 유치하거나, 핵심인재를 데려오거나, 프로젝트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해외 고급인재 유치에 나서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구조조정에 휩싸인 한국 조선업의 고급 인재를 유치하는 중국 기업의 노력이 당국의 지지를 얻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원유개발회사와 조선 및 해양공정설비업체, 금융회사 등이 전략적인 협력을 강화해 전세계에서 유전 등 자원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을 지지하기로 했다.
◆상위 10대 기업 산업집중도 향상...철강 구조조정 방향과 일맥상통
중국은 조선의 과잉 생산능력 해소를 위해 난립해있는 조선산업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해 상위 기업의 집중도를 높여가기로 했다. 중국 상위 10대 조선기업의 건조량 점유율을 2015년 53.4%에서 2020년 70%로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우량 기업을 선정해 강한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이른바 화이트리스트(퇴출 대상인 블랙리스트의 상대 개념으로 육성 대상)를 수시로 조정키로 했다. 중국에는 연간 매출 2000만위안(약 34억원) 이상 조선업체가 1449개사(2015년 11월말 기준)에 이른다.
중국은 이미 양대 해운사인 중국원양해운(COSCO)과 중국해운(CSCL)이 산하 조선소 13곳을 하나로 합친 새 조선업체를 작년 12월 출범시켰다. 앞서 두 회사는 합병을 통해 물동량 기준 세계 4위 해운사 중국원양해운그룹으로 다시 태어났다.
작년 2월 상하이에서 출범한 중국원양해운그룹은 산하 조선업을 통합키로 하고 작년 12월 상하이에 중원해운중공(中遠海運重工)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연간 1155만CGT 물량의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곳으로 중국선박중공그룹과 중국선박공업그룹에 이은 중국 3위의 조선사가 출범한 것이다.
중국 시장에서는 수년전부터 중국선박중공그룹과 중국 선박공업그룹간 합병설도 끊이지 않는다. 작년 12월 중국선박중공그룹의 장잉다이(張英岱) 동사(이사)는 중국증권시장연례대회에 참석, 두 회사의 합병기대감이 또 다시 높아지고 있다며 연구개발 능력 제고 등의 측면에서 합병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강조하면서도 일부 고령의 고위임원이 합병에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국유기업간 합병은 이해관계가 엮인 기득권층의 저항으로 탄력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상위 10대 조선기업의 점유율 70%는 당초 조선업 12차5개년(2011~2015년) 규획에 제시됐던 목표다. 중국의 조선업 구조조정은 세계 조선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에서 건조하는 선박의 88.6%(2015년 기준)가 수출되기 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조선 뿐 아니라 세계 생산량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철강 산업에서도 대형화와 집중화를 통해 상위기업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나머지는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쪽으로 구조조정 방향을 잡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 산하 경제참고보는 작년 12월 새해 경제운용 밑그림을 짠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철강업종의 과잉생산능력 해소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외에도 기업의 M&A 조건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상위 10대 철강기업의 생산량 점유율을 34.2%(2016년)에서 2020년까지 60%로 높인다는 목표를 설정했다고 경제참고보가 전했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2위 철강업체인 바오산(寶山)철강과 6위 우한(武漢)철강이 합병해 중국 1위이자 세계 2위(연간 6070만톤)의 바오우(寶武)철강그룹이 출범했다. 원래 중국 1위와 5위 철강업체였던 허베이((河北)철강과 서우두(首都)철강도 합병을 추진하고 있지만 순조롭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시우(張喜武)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의부주임(차관격)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새해 중앙정부 소유 국유기업의 수량이 두자리수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2016년말 중앙 국유기업은 102개로 M&A를 통한 구조조정이 지속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