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과 부산역을 무정차로 운행하는 고속철이 도입되면 KTX와 SRT가 '고속철다운 고속철'로 거듭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KTX 정차역이 너무 많아 '저속철로 전락한다'는 지적이 있었고, 요금 차등을 두더라도 무정차 고속철을 운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본지 2016년 9월 13일자 A14면

국토부와 코레일 등에 따르면 서울~부산을 운행하는 KTX는 중간 정차역이 3곳일 때 평균 속도가 시속 176.4㎞ 수준이다. 서울~부산을 무정차로 운행할 경우 평균 속도가 시속 210㎞ 정도로 나아질 전망이다. 국토부는 "(무정차 프리미엄 고속철은) 최고 시속 300㎞인 고속열차의 특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경제의 발전 목적으로 설립된 기업 한국철도공사]

서울~부산 왕복 KTX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2만명 수준이다. 비행기·버스·자동차 등 다른 교통수단과 비교했을 때 서울~부산 구간 수송 분담률도 63% 수준으로 높다. 이런 기본 시장이 있는 데다 무정차 고속철을 늘려 정기적으로 운행하면 수익성이 있을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국토부는 광주·목포 등을 오가는 호남선 고속철도 무정차 운행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 함께 검토할 방침이다. 서울에서 광주까지 무정차 운행을 하면 기존 1시간 40분에서 20분 정도 운행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국토부는 무정차 프리미엄 고속철과 별도로 KTX와 SRT가 충분히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중간 정차역이 3개 이하인 KTX와 SRT의 비율도 점차 늘려나갈 방침이다. 고속철이 실질적인 '고속 운행'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SRT 개통 이후 중간 정차역이 3개 이하인 KTX 열차의 비율은 11%에서 22%로 늘었고, SRT도 중간 정차역이 3개 이하인 열차의 비율이 24% 수준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서울·용산·수서) 지역에서 부산을 오가는 고속철(KTX·SRT) 운행 횟수가 SRT 개통 전인 작년 183회에서 256회로 40% 늘었기 때문에 중간 정차역에서 고속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불편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또 향후 10년 이내에 전차선·신호·선로를 일부 개량해 최고 시속 400㎞인 열차를 투입할 계획이다. 철도기술연구원 등이 개발한 '해무(HEMU-430X)'를 개량해 최고 시속이 400㎞인 열차를 제작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서울~부산 고속철 운행 시간이 1시간 30분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또 이번 새해 업무 계획에서 운전이 미숙한 젊은층의 렌터카 사고가 빈발하는 점을 고려해 '만 21세 이하면서 보험 가입 경력도 없는' 운전자에게는 렌터카 대여를 금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도심 이면도로 제한 속도를 시속 3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행 이면도로는 어린이·노인보호구역을 제외하고 제한 속도가 대부분 시속 6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