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로와 직각주차(T자 코스)가 추가되는 등 어려워진 운전면허시험제도가 전면 시행된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운전면허시험장에서 한 응시자가 장내기능시험을 치르고 있다. 이날부터 운전면허 학과시험 문항 수는 기존 730문항에서 1000문항으로 늘어났고 장내 기능시험은 경사로와 직각주차(T자 코스)를 비롯 좌·우회전, 신호교차로, 가속 코스가 추가돼 평가항목이 2개에서 7개로 늘었다.

운전면허시험 합격기준 강화 조치 이후 장내 기능 시험과 도로주행 시험 합격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새 제도가 시행된 지난 22일부터 일주일간 각 시험과정 합격률을 분석한 결과 장내 기능 시험은 합격률이 30%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합격률 92.8%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장내 기능의 주요 감점 요인을 보면 새 기준 시행 전 응시자들이 걱정하던대로 직각주차(T자 코스)에서 감점된 응시자가 30%로 가장 많았고 기기 조작(26%), 기어 변속(11%), 과속(9%), 경사로(3%) 순이었다.

또 4시간의 의무교육을 받는 운전학원 응시자는 장내기능 합격률이 61.3%로 의무교육 없는 시험장 응시자(22.7%)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주행시험 합격률도 49%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8.5%에서 10%포인트가량 줄었다.

도로주행은 평가 항목은 87개에서 57개로 줄었으나 항목별 점수가 높아져 예전보다 위반횟수가 적어도 합격 기준선인 70점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다만, 학과시험 합격률은 80%로 작년 동기 대비 5%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응시자 수도 대폭 줄었다. 지난 22∼29일 응시자는 모두 5만329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만9912명의 절반에 그쳤다. 새 시험제도가 시행되기 전인 21일까지 응시자가 폭주했던 것과 대조된다.

경찰은 새 운전면허시험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을 노린 불법 운전교습 호객행위를 방지하고자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특별단속을 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