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한 호주인은 인천공항에서 콜밴을 타고 수원까지 갔다. 통상 7만원 정도 나오는 거리다. 콜밴 기사는 17만원을 청구했다. 국내 택시 요금을 모르는 호주인은 이 요금을 카드로 냈다. 하지만 기사는 "카드 승인이 안 됐다"며 추가로 16만원을 결제했다. 결국 33만원을 낸 호주인은 한국을 떠난 후 이메일로 한국 경찰에 신고했다. 지난 7월에는 캐나다에서 온 관광객이 인천공항에서 강원도 태백까지 콜밴을 타고 갔다가 70만원을 지불했다. 6월에는 태국인이 철원까지 교통비 80만원 바가지를 썼다. 인천경찰청 관광경찰대는 28일 이들 바가지요금 콜밴 기사 6명을 사기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며칠 전엔 한국에 단체 관광 온 중국인들이 하루 종일 면세점·건강식품점 등 여섯 곳을 돌며 강제 쇼핑을 해야 했다는 사정이 언론에 보도됐다. 한 건강식품 매장은 셔터를 내리고 100만원짜리 제품을 팔았다. 상품 몇 개가 팔려야만 셔터를 올려 나갈 수 있게 했다. 중국인들은 "서울 와 남산도 못 가봤다"고 했다 한다. "레지던스에 예약하고 가보니 고시원이더라"는 식의 불만도 터져 나온다. 들뜬 마음으로 한국을 찾았다가 다시는 오지 않겠다며 떠나는 외국인이 많을 수밖에 없다.

관광산업 측면에서 심각한 일이지만 그에 앞서서 양식(良識)을 가진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짓들이다.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국가라고 한다. 어느 나라 못지않은 개방 국가이기도 하다. 고교 이상 학력 국민이 80%를 넘는다. 그런 나라에서 속이고 뒤통수 쳐서 제 잇속만 챙기는 행태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밖에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