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 내 안압이 상승하면서 발생하는 ‘녹내장’ 환자가 지난 5년 사이 7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녹내장 환자 10명 중 7명 가까이가 50대 이상으로 이들은 정기 검진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녹내장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시야 결손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자칫 방치하면 실명할 수도 있다.

연도별·성별 ‘녹내장’ 진료 실인원 현황

2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녹내장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0년 44만4000명에서 2015년 76만8000명으로 5년간 73.1%(32만4000명)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같은 기간 남성이 14만6000명, 여성은 18만명 늘어나 여성이 약 1.2배 더 늘어났다.

녹내장 환자(지난해 기준)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70대 이상이 전체 77만여명 중 약 20만명으로 전체의 26.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17만여명)가 21.7%, 50대(16만여명)가 20.7%의 비중을 보이며 50대 이상이 전체의 68.6%를 차지했다. 이밖에 40대(14.9%), 30대(8.5%), 20대(5.7%), 10대(1.9%), 9세 이하(0.4%)로 나이가 적을수록 녹내장 환자 비율도 낮게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연령대별로 인구 10만명당 진료 인원수를 분석한 결과 ▲10대 260명 ▲20대 650명 ▲30대 843명 ▲40대 1310명 ▲50대 1959명 ▲60대 4025명 ▲70대 이상 4853명 등으로 나타났다. 건보공단은 “(녹내장 환자수는)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다 60대부터 급증하는 추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2015년 연령대별·성별 ‘녹내장’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

박종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교수는 “녹내장은 특성상 40세 이후에 주로 발병하는데 최근 장비와 약물의 발달로 조기 치료가 많아 60대 이상 노인 환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녹내장은 노년층에 주로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 사용 증가로 젊은 층에서도 환자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구 내 안압이 상승하면서 시신경이 손상되고 이에 따라 점차 시력을 잃게 되는 녹내장은 초기에는 환자가 느낄 수 있는 자각 증상이 없다. 따라서 중심 시야까지 침범된 말기가 돼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정상 눈과 녹내장 눈의 시신경 차이

녹내장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각막 혼탁, 실명 등의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녹내장 치료법으로는 증상 진행 상태에 따라 약물 치료, 레이저 치료, 안압하강수술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녹내장 자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특별히 없는 만큼 조기에 빨리 발견해 시신경의 손상을 최대한 늦춤으로써 실명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가족력이나 고혈압, 당뇨, 비만이 있는 경우 정밀 검사를 통해 안압이 정상인지 자주 체크해야 한다”며 “또 녹내장 환자이면서 고혈압이 있다면 겨울에 안압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니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