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세계기록의 변천은 곧 한계에 도전하는 인간의 역사였다. 1908년 존 헤이스(미국)의 2시간 55분 18초가 처음으로 공식 집계된 세계기록이다. 1950년대에 세계기록을 4번 연속 작성했던 짐 피터스(영국)는 1953년 2시간 18분 41초를 기록, 처음으로 2시간 20분 벽을 돌파했다. 1967년에는 데릭 클레이턴(호주)이 2시간 9분 37초를 찍고 '마의 10분대'를 무너뜨렸다. 한동안 주춤했던 기록 경신은 1999년 할리드 하누치(당시 모로코·이후 미국으로 귀화)가 2시간 5분 42초의 기록으로 2시간 5분대에 진입하면서 다시 불타올랐다. 아프리카 주도 '속도전의 시대'에 접어든 시기다. 2시간 5분대에서 4분대로 기록이 줄어드는 데 4년이 걸렸고, 다시 5년이 지나 에티오피아의 영웅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가 3분대(2008년 2시간 3분 59초)에 진입한다. 현재 최고 기록은 2014년 케냐의 데니스 키프루토 키메토가 베를린마라톤에서 작성한 2시간 2분 57초다.
세계기록을 보유했던 한국인은 2명이다. 고(故) 손기정 선생이 1935년 2시간 26분 42초로 당시 세계기록을 세웠고, 이는 12년 만인 1947년 2시간 25분 39초로 보스턴마라톤에서 우승한 서윤복 선생에 의해 경신됐다. 지금은 세계와 현격한 차이가 있다. 이봉주가 2000년 도쿄마라톤에서 세운 한국 기록(2시간 7분 20초)은 17년째 난공불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