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 21부(재판장 김도형)는 변호사법 위반과 탈세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홍만표(57·사진) 변호사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5억원을 선고했다.

홍 변호사는 2011년 정운호(51)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지하철 매장 임대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메트로 관계자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2억원을 받고, 2015년에는 상습도박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무마조로 3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홍 변호사는 또 사건 수임료를 누락하는 방식으로 15억여 원을 탈세한 혐의도 받았다.

검사장을 지낸 홍 변호사는 서울지검 특수부와 대검 중수부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대형비리 사건 수사에 여러 번 참여했다. 중수부 연구관 시절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현철씨 수사에 참여했고, 외환위기 사건도 수사했다. 그는 2009년 중수부 수사기획관 때는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하기도 했다. 2010년 검사장에 승진한 뒤 이듬해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반발하면서 사직했다.

그는 화려한 검사 이력을 바탕으로 연간 100억원 가까운 소득을 올렸다. 수임료로 벌어들인 돈으로 부동산 투자업체를 만들고 오피스텔 84채를 소유한 사실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이 같은 그의 '싹쓸이 수임'과 고소득은 전관예우가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그가 변호했던 정운호 전 대표가 지난 4월 최유정(46·구속기소) 변호사와 수임료 50억원 반환 문제로 다툰 일을 계기로 검찰 수사 대상이 됐다. 홍 변호사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일부 탈세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사건 무마 대가 등으로 돈을 받은 혐의는 부인했다. 홍 변호사는 이 돈이 모두 정상적인 변호사 활동을 하고 받은 수임료라고 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홍 변호사가 검찰 고위직을 지내고 수사 관계자와 친분이 없었다면 (그런 돈을 받는 것은) 불가능했을 일들"이라며 "정상적인 변호 활동의 대가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홍 변호사가 선임계도 내지 않고 정운호씨 수사와 관련해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에게 수사 진행 상황 등을 물어봤고, 이를 바탕으로 정씨에게 수사 상황을 알려줬으며 검찰 수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미치려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한 홍 변호사가 회사자금 횡령 수사를 걱정하는 정씨에게 "차장 부장 통해 추가수사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이야기되었어"라는 문자를 보낸 것도 유죄 인정의 근거로 들었다. 3억원이 검찰 수사에 영향력을 미치는 대가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서울메트로에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2억원을 받은 혐의와 탈세 기소액 15억여 원 가운데 13억원의 탈세 혐의도 유죄로 판단하면서 "수사 관계자와 개인적인 친분을 내세워 거액을 받아 사회 일반의 불신을 심화시켰다"며 "그로 인해 공직자들이 청렴성을 의심받고 정당한 수사결과마저 부당항 영향력이 행사된 것으로 인식돼 사법 전체의 신뢰가 추락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