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19세 딸이 난민으로 입국한 아프간 청년에게 강간 살해됐는데, 그 부모는 가족에 대한 ‘위로’를 난민 지원 시설에 기부로 대신해 달라고 요청했다.
독일의 한 난민 보호소에서 봉사 활동을 했던 독일 의대생 마리아 라덴부르게르(19)는 지난 10월 16일 독일의 유서깊은 대학 도시 프라이부르크를 흐르는 드라이잠 강에서 익사체로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파티를 끝내고 자전거로 귀가하던 도중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 후세인(17)에게 강간당한 뒤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독일 언론 도이체벨라(DW)에 따르면, 딸 마리아가 살해된 가족의 부모는 아프가니스탄·중동계 난민에 대한 지역 내 반감(反感) 고조를 우려하며,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위로를 중동계 난민에 대한 기부로 승화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범인 후세인은 작년 11월 부모 없이 미성년자로 독일에 입국이 허용됐으며, 이후 가족과 함께 사는 난민이었다. 피살여성 마리아의 자전거가 발견된 강 주변에서 발견된 체모가 그의 것으로 밝혀져 이달 2일 강간·살해 혐의로 체포됐다.
독일 경찰은 범인 후세인이 범행 전에 난민 봉사를 했던 피살 여성 마리아와 만난 적이 있는지 조사 중이며, 재판은 내년 초에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마리아의 가족들은 독일의 경제일간지인 FAZ에 마리아의 부고(訃告)를 냈다.
이들은 "19년 동안 마리아는 우리에게 한 줄기 햇살이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우리와 함께한 마리아라는 선물에 감사하며, 이제 그 아이는 신과 함께 안전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무거운 마음과 변치 않을 희망을 안고, 마리아에게 이별을 고한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마리아의 가족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이 부고(訃告)에 ‘조화(弔花)’ 대신에 방글라데시에서 활동 중인 한 가톨릭 교회와, 프라이부르크에 있는 망명신청자·난민 지원 기관인 ‘바이트블리크(weitblick) 등에 기부해 달라고 호소했다.
마리아의 가족들은 지금까지 정기적으로 망명 신청자들을 방문하고 후원해 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