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선수로 출전하는 세계 바둑대회가 열린다. 일본기원은 한국·중국·일본의 최정상급 기사 각 1명과 AI 한 팀 등 4자가 모여 우열을 겨루는 월드바둑챔피언십(가칭)을 열기로 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지금까지 구글 딥마인드사의 알파고, 일본 드왕고사의 딥젠고(DeepZenGo) 등 대국 소프트들이 이세돌·조치훈 등 인간 고수와 1대1 대결을 펼친 적은 있으나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처음이다.
주최 측은 인공지능 '대표 선수'로 최근 조치훈 9단과 겨뤄 1대2로 패했던 딥젠고를 선정했다. 또 일본 대표엔 메이저 6관왕으로 일본 바둑계를 석권 중인 이야마 유타(井山裕太) 9단이 나올 예정이다. 주최 측은 한국과 중국에 출전할 기사를 12월 27일까지 통보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은 36개월 연속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박정환 9단, 중국은 현역 세계 3관왕 커제(柯潔) 9단의 출전이 유력하다.
대회는 내년 3월 21일부터 23일까지 오사카에서 풀리그로 진행된다. 동률 1위가 나올 경우 24일 단판 승부로 우승자를 가린다. 1인당 제한 시간은 3시간. 우승 3000만엔(약 3억원), 준우승자에겐 1000만엔의 상금이 지급된다. 이 행사는 2017년부터 3년간 매년 한 차례씩 열릴 예정이다.
한편 지난 3월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을 펼쳐 4대1로 승리했던 알파고도 이 대회 출전을 요청받았으나 일정을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 데미스 허사비스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기능이 더욱 개선된 알파고가 2017년 초 또 다른 대국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