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공연에서 학생이 '大日本'이라고 글씨를 쓰는 영상이 나오고 있다.

내년 4월 첫 내한 공연을 앞두고 폭발적 인기를 증명하며 화제가 된 유명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친일·친제국주의 논란에 휩싸였다.

콜드플레이는 1998년 영국에서 결성된 록밴드로, 2000년대 가장 인기 많은 밴드 중 하나로 손꼽힌다. 팬들이 "한국을 유독 싫어하는 게 아니냐"고 의심할 정도로 그동안 내한하지 않다가 현대카드가 공연 섭외에 성공했다.

지난 23일 1차 예매에서 동시접속자 55만명, 다음날 2차 예매에서 동시접속자 90만명을 기록하는 등 총 4만5000석이 눈 깜짝할 새 매진됐다. 가장 비싼 표가 15만4000원이지만, 암표 가격은 10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영국 출신의 록밴드 콜드플레이는 일본과 일본 문화를 좋아한다고 알려졌다.

콜드플레이가 일본을 좋아한다는 것은 이미 정설로 통한다. 데뷔 초부터 일본에서 자주 공연을 했고, 'Lovers in Japan'이라는 노래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들이 단순히 일본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왜곡된 역사관을 갖고 있다는 의혹이 수년 전부터 팬들 사이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 내한 공연을 계기로 일각에서 이를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며 다시 제기하고 나섰다.

Lovers in Japan 라이브 공연에서 배경으로 트는 영상이 의혹의 핵심이다. 2008년 공연 영상에는 근현대 일본의 모습이 그려졌는데, 거기서 '大日本'이라는 글씨가 등장한 것이다.

2009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공연에서 일본군 영상이 나오고 있다.

이어서 "Soldiers, you've got to soldier on…" 가사 부분에서는 구(舊) 일본군이 진군하는 영상도 나온다. 2009년 도쿄 공연에서도 일본군 영상이 등장한다. 주요 포털에서 ‘콜드플레이’를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콜드플레이 친일’ ‘콜드플레이 제국주의’ 등이 제시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비욘세는 지난 2009년 공개된 'Video Phone' 뮤직비디오에서 욱일기를 모티브로 한 듯한 옷을 입었다.

비슷한 논란이 다른 해외 연예인들에게도 있었다. 영국 출신 유명 록밴드 라디오헤드의 보컬 톰 요크는 한때 기타에 욱일기를 붙이고 공연했다. 지한파로 알려진 록밴드 뮤즈도 2013년 공개한 뮤직비디오에 욱일기가 등장해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며 사과하고 일장기로 대체한 일이 있었다. 팝 가수 비욘세는 ‘Video Phone’ 뮤직비디오에서 욱일기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보이는 옷을 입었다.

콜드플레이 팬들은 이러한 논란에 적극 반박해왔다. "일본과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서양 가수들은 아주 많다"고 하고, "역으로 군국주의를 비판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콜드플레이 측의 공식 입장은 알려지지 않았다.

2009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공연에서 일본군 영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