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젓집
대를 이어 장사하다가 현재의 건물을 신축하고 2003년 오픈했다. 황토벽 외관, 숙성실까지 용도에 맞게 최적의 상태로 만들었다. 겨울이 지나면 자그마한 동백화젓부터 봄젓, 오젓, 육젓, 추젓으로 계절 따라 새우젓의 상태나 품질이 바뀐다. "봄에 나온 건 국물이 뽀얀허죠. 풋고추 썰고 통깨에 마늘 좀 넣고 육젓 먹음 최고예요. 우린 이렇게 하나씩 집어먹어서 긍가, 밥맛이 좋아." 안은순(63) 대표가 숙성실에서 잘 익어가는 육젓을 보여준다. 올해 육젓은 쫄깃거리고, 작년 육젓은 살이 녹아들어 달고 숙성된 맛이 난다. 5개월은 지나야 국물이 뿌유스름하게 분홍빛을 발하며 맛깔난 새우젓이 된다고 한다. (041)745-1342
황산젓갈
염천교 바로 옆, 목 좋은 곳에 있다.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은 조용훈 대표 부부가 젓갈을 팔고 있다. 새우젓은 습한 상태에서 숙성시켜야 더 맛이 난다. 숙성실 바닥이 마르지 않도록 자주 물을 뿌려주면서 습도를 유지해준다. 숙성이 잘돼야 끝 맛이 개운하다고. 자잘한 추젓부터 살이 뽀얗고 통통한 육젓까지 일 년 내내 맛있는 새우젓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올 육젓은 킬로에 5만원짜리가 제일 하수예요. 더 비싼 건 안에 다 보관되어 있지요." 2년 이상 숙성시킨 황석어와 멸치젓, 반찬거리로 쓸 낙지젓, 오징어젓까지 다양한 물건들을 구비하고 있다. (041)745-5619
심씨네 젓갈(구 신진상회)
강경 젓갈의 터줏대감. 1954년 문을 열었다. 아버지 뒤를 이어 심철호(55) 사장이 가게를 운영한 지 30년째. "우린 새우젓과 액젓이 전문"이라고 잘라 말한다. 새우 75%, 소금 25%가 기본. 모든 젓갈은 한 번 소금을 치고 난 후 재염을 하면 맛이 안 난다고 한다. 그래서 경매장에 가서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면서 좋은 새우를 사는 게 필수. 오랜 단골이 많은 만큼, 택배보다 현장 판매가 훨씬 많다. (041)745-4516
함열상회
"묵은 맛을 살려서 먹는겨, 이건. 내년에 또 오시라고 더 드렸어. 곰삭아서 싼 거지 다른 게 없어요. 접시밥도 담을 탓이여. 국물 안 담고 꽉꽉 눌러 담잖아." 최순덕(61) 사장이 단골을 챙기면서 새우젓을 퍼 담고 있다. 1950년대 문 연 어머니를 이어 노포를 운영 중이다. 아주 짜게 염장해둔 간조기는 군침이 돈다. 쪄서 먹으면 살이 똑똑 떨어진다. 옛날 맛이다. 하지만 모던한 맛에도 관심이 많다. 새우젓을 넣은 만두소나 새우젓 파스타 같은! 젊은 손님들에게는 낙지젓 먹다가 질리면 야채 썰고, 참기름 넣고 볶으면 낙지볶음 된다고 가르쳐준다. (041)745-4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