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소설(小雪)을 기점으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었다. 외부 활동이 줄어 면역력이 감소하고 두뇌 활동도 느려지기 쉬운 계절이다. 지금 누구보다 건강에 유의해야 할 이들은 겨울방학을 앞둔 학생들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입(大入)의 주요 관문이 되면서 이제 방학은 아이들에게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됐다. 학교 수업에 얽매이지 않는 방학을 활용해 최상의 컨디션으로 다양한 교과·비교과활동을 모두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올겨울엔 제철 및 최신 인기 재료를 활용한 '브레인푸드'로 자녀 건강을 지키고 집중력을 끌어올려 보는 건 어떨까.
◇MCT, 인지능력·면역력 향상에 도움
근래 코코넛 오일이 영양 보충부터 다이어트까지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는 식품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가족 모두가 이를 섭취하는 모습을 주변에서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학부모들이 주목하는 것은 코코넛 오일에 든 MCT(중쇄지방산·Medium-Chain Triglyceride)다. 보통 식물성 오일의 탄소 수(사슬)는 14~18개인데, MCT의 탄소 사슬은 8~12개로 짧다. 이 같은 짧고 단순한 구조 덕분에 섭취해도 체내에 중성지방으로 쌓이지 않고 에너지 대사에 바로 쓰인다. 코코넛 오일이 비만을 예방하고 체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도 여기서 나왔다.
MCT가 분해될 때 생성되는 케톤체는 활성산소 생산을 줄여 항산화 효과를 이끌어내고 뇌인지능력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주므로 청소년 및 수험생에게 좋다. 서찬종 부천 큰사랑내과 원장은 "알츠하이머(치매) 환자의 경우 뇌 세포가 제 기능을 상실해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쓰지 못하면서 인지 저하가 일어나는데, 이때 MCT를 섭취하면 케톤체를 포도당 대신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인지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고 했다. MCT에 든 라우르산은 모유와 우유에 풍부하게 함유된 영양분으로 박테리아 등을 비활성화해 항균 작용을 하고 면역력을 강화한다. 이미 발 빠른 부모들 사이에선 MCT만 추출해낸 MCT 오일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주부 김지연(서울 노원구)씨는 "MCT 오일에 색과 향이 없어 식재료 고유의 맛을 살려주므로 조리 시 자주 활용한다"고 했다. 서 원장은 "MCT 효율을 높이려면 에너지 소비가 많은 낮에 섭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삼치·마 등 제철 재료에 영양분 듬뿍
자녀 건강을 위해선 영양분이 가장 풍부한 상태인 제철 재료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최근 해양수산부는 11월의 수산물로 삼치를 선정했다. 고등어·꽁치와 같은 등푸른생선인 삼치는 대표적인 고에너지 해산물이다. 등푸른생선의 뱃살 부위엔 뇌 세포 생성에 도움을 주는 DHA·오메가3 등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돼 있어 두뇌 회전과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백질도 풍부해 장시간 앉아 공부하며 체력을 소모하는 학생들에게 좋다. 특히 삼치는 겨울에 추위를 견디기 위해 몸에 지방을 많이 축적하기 때문에 지방 특유의 단맛을 내는 글리세리드가 풍부해 맛이 월등히 좋아진다. 비린내가 거의 없어 생선을 싫어하는 자녀에게도 권할 만하다.
'바다의 우유'로 불리는 굴도 겨울이 제철이다. 여름에 품었던 독소 대신 겨울엔 영양소가 가득 자리 잡는다. 굴의 대표적인 영양 성분은 단백질과 DHA, 아연 등이다. 체력 증진과 피부 미용에 효과가 있다. 철분이 함유돼 빈혈 예방에도 도움된다. 타우린은 피로 회복을 돕고 콜레스테롤을 낮춘다.
마는 체력을 더하고 두뇌 활동에 도움을 주는 가을·겨울철 대표 식재료다. 육상계 최고의 스타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가 어릴 적부터 먹고 자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에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원료인 콜린이 다량 함유돼 기억력과 집중력 향상을 돕는다. 마의 점액질인 뮤신은 위장을 보호해 소화력을 키우고 기력을 증진하는 효능이 있다. 비타민 B1·비타민 B2·비타민 C 등 영양소가 풍부해 피로 회복과 세포 재생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마는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해 먹을 수 있다. 제철음식학교를 운영하는 고은정 요리 전문가는 "마는 대부분의 감자 요리에 감자 대신 활용할 수 있다"며 "감자조림·감자닭볶음탕·감자전 대신 마조림·마닭볶음탕·마전을 하면 맛과 영양을 모두 잡을 수 있다"고 했다. 주스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마주스를 추천할 만하다. 다만 마주스는 무미(無味)·무취(無臭)이므로 요구르트를 함께 갈아 넣어 새콤달콤하게 마시면 좋다. 소화력이 약한 자녀에게는 마죽을 끓여주면 도움이 된다. 고은정 요리 전문가는 "수험생을 위한 요리에 마를 활용한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며 "건강과 두뇌 회전에 모두 도움되는 만능 식재료"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