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 페도렌코 서울대 인류학과 조교수가 공개서신을 발표했다.

서울대학교에서 근무 중인 한 외국인 여성 교수가 공개서신을 발표해 화제다.

최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러시아 출신의 올가 페도렌코 서울대 인류학과 조교수가 캠퍼스 내에서 자신이 겪은 성차별에 대해 적은 공개서신이 공유되고 있다.

'나를 괴롭힌 서울대 학생에게 보내는 공개서신'이라는 제목의 글에 따르면 페도렌코 교수는 지난달 5일 오후 9시쯤 인적이 드문 캠퍼스를 걷다가 한 서울대 남학생을 만났고, 이 남학생은 갑자기 다가와 'coincidence'라는 영어단어의 발음을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페도렌코 교수가 이를 거절하자 남학생은 소리를 지르며 욕을 퍼부었고, 교수를 향해 공격적인 행동을 하기도 했다.

이에 위협을 느낀 페도렌코 교수는 경비원을 불렀고, 지나가던 한국인 여성들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다.

페도렌코 교수는 "당혹스러웠고 화가 났지만 경찰에게 연락하는 대신 공개 서신을 쓰고 이 일을 공론화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일을 성차별, 인종적 편견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계기로 삼기 위해서다"라고 공개서신을 쓴 이유를 밝혔다.

이어 페도렌코 교수는 "밤 9시에 외진 곳에서 영어를 가르쳐달라고 요구하는 그 학생의 행동은 성차별적"이라고 지적하며 "남성의 불쾌한 접근을 여성이 거절했을 때, 해당 여성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괴롭히거나 폭행하는 등 한국에서 벌어지는 다른 사건들을 떠올리게 한다"고 강조했다.

페도렌코 교수는 "성별, 국적과 무관하게 어떤 사람에게 접근한다면 그를 존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 유감스러운 사건을 통해 다른 이들이 교훈을 얻길 바란다"며 "여성의 평등, 인권과 관련된 사안이기에 우리는 이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울대가 이를 고민하지 않는다면 세계적이고 다양성을 갖춘 대학으로 거듭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