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 최영수(왼쪽)씨에게 자신의 신장 한쪽을 내어준 장모 강순자(오른쪽)씨.

"사위도 '아들'이지요. 하루하루 여위는데 너무 가슴이 아파서 돕겠다고 했어요."

'사위 사랑은 장모'였다. 서울아산병원에 입원 중인 강순자(58)씨는 지난 14일 자신의 신장 하나를 내어주기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받는 쪽은 둘째 사위 최영수(43)씨였다. 전남 순천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최씨의 몸에 '경고음'이 울린 건 지난 3월부터였다. 그는 "좀 심한 감기라 생각했는데 한 달 넘게 증상이 이어지다 고열로 의식을 잃고 병원에 실려갔다"고 했다. 서울에서 받은 정밀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만성신부전 5기, 신장 기능이 10%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

"뇌사자 신장을 받으려면 최소 4~5년은 기다려야 한다더라고요." 최씨는 아내와 상의해 무염식 등 음식을 조절하며 최대한 버텨보기로 했지만 병세는 빠르게 악화됐다. 이때 장모인 강씨가 나섰다. 전남 벌교에서 최씨 부부와 가까이 살면서 그를 친아들처럼 여겼던 강씨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신장을 내주기로 했다. 수술 적합 판정을 받아 일사천리로 이식수술이 진행됐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 1990년 6월 첫 신장 이식수술을 한 이래 지금껏 총 4566건의 수술이 이뤄지는 동안 장모가 사위에게 신장을 내어준 사례는 이번이 두 번째다.

"새로 태어난 기분입니다. 평생 장모님께 효도하면서 살겠습니다." 최씨는 "다시 한 번 장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