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은 국어·영어·수학 모두 지난해보다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어는 지난 6월과 9월 모의고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돼 어느 정도 수험생이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수학과 영어는 모의고사보다 어렵게 출제돼 학생들의 체감 난도(難度)가 높았다는 것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최근 수년간 수능이 매우 쉽게 출제되면서 '물수능'이라는 비판이 자주 나왔다"면서 "올해 수능은 그보다는 상당히 어렵게 출제돼 변별력을 갖췄다"고 입을 모았다. "수능이 어려워져 재수생들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어 1등급 컷, 작년보다 1~2점 하락"
국어 영역은 지난해 A형·B형으로 나뉘었다가 올해 문·이과 통합형으로 바뀌어 치러졌다. 김용진 동대부속여고 교사는 "작년 수능보다는 어렵고, 지난 6·9월 모의고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 6월과 9월 모의고사는 모두 1등급 커트라인이 90점으로, 지난해 수능(93점·B형 기준)보다 떨어졌다. 이번 수능이 올해 두 차례 치러진 모의고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고 가정할 경우 1등급 커트라인은 작년 수능보다 내려갈 전망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비(非)문학 지문의 길이가 전반적으로 긴 데다 내용이 이해하기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문학 부문에서는 현대시와 희곡, 평론과 현대소설 등이 섞인 새로운 유형의 복합 제시문이 출제됐다. 이 때문에 문제를 푸느라 시간에 쫓기고 생소한 유형의 문제에 당황했다는 수험생들이 많았다.
◇수학 '나형' 많게는 7점까지 떨어질 듯
수학 영역은 이과 학생들이 치르는 가형과 문과 학생들이 치르는 나형 모두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됐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수학 가형의 경우 지난해 수능이나 지난 6월·9월 모의고사보다 까다롭게 출제돼 1등급 커트라인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대입 상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조만기 경기판곡고 교사는 "수학 가형은 지난 9월보다 고난도 문항이 1개 늘어 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할 수 있도록 출제됐다"고 말했다.
특히 문과 학생들이 보는 수학 나형은 지난해 수능뿐 아니라 어렵게 출제됐던 지난 9월 모의고사보다도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된다. 수학 나형의 만점자 비율은 지난해 수능(A형)에서 0.31%였고, 올해 6월과 9월 모의고사에서는 0.15%로 떨어졌었다. 임성호 종로하늘교육 대표이사는 "문과 수학에서 최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할 수 있는 문제가 모의고사 때 1~2문제 나왔는데, 이번 수능에서는 3~4문제 정도로 늘어나 학생들이 상당히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도 예상 밖으로 어려워"
내년부터 절대평가로 전환되는 영어 영역도 예상보다 어렵게 나왔다는 반응이 많다. 지난해 수능 영어는 1등급 커트라인이 94점이었는데, 올 9월 모의고사 때 커트라인이 97점까지 올라갈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 따라서 "내년에 절대평가로 전환되기 때문에 올해도 영어가 쉽게 출제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입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수능은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더 어렵고, 지난 9월 모의고사보다는 눈에 띄게 어려웠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임성호 종로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영어 지문이 이해하기에 상당히 까다로웠다"면서 "9월 모의고사 수준에 맞춰 공부한 학생들은 크게 당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탐구 영역과 사회탐구 영역도 과목별로 난도가 다르지만 작년 수능보다는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는 반응이 많았다. 사회탐구는 '사회문화'등이 어려웠고, 과학탐구는 '생명과학I'을 제외한 대부분의 과목이 작년보다 어려웠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말했다.
☞표준점수
응시생 중 수험생의 상대적인 위치를 보여주는 점수. 시험이 어려울수록 응시생의 평균점수가 낮아지고 표준점수 최고점과 평균점수 간 차이가 커진다.
☞백분위
영역(과목) 내 수험생의 상대적 서열을 나타내는 수치. 수험생 A의 백분위가 80이라면 A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 비율이 80%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