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가 해외 공관장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주호찌민 총영사관의 현직 외교관인 김재천 영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전대주 전 주(駐)베트남 대사와 박노완 현 주호찌민 총영사의 발탁 배경에는 최순실씨의 조카 장승호씨와의 친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전대주 전 대사는 최순실씨 일가에서 임명했다"고 말했다.
전 전 대사는 외교 경험이 전혀 없는 사업가 출신이다. 1995년 LG화학 베트남 법인장으로 현지 생활을 시작한 뒤 컨설팅 회사 등을 운영하며 18년간 베트남에 거주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3개월 후인 2013년 6월 베트남 대사에 깜짝 발탁돼 지난 4월까지 대사직을 수행했다. 대사 임명 당시 전 전 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연락을 받고 저도 갸우뚱했다"고 했었다.
김재천 영사와 현지 교민사회 등에 따르면 장승호씨가 2009년 호찌민에서 유치원 사업을 시작할 때 최순득(최순실씨의 언니)씨 부부의 부탁을 받은 전 전 대사가 장씨의 사업상 후견인 노릇을 했다고 한다. 또 장씨는 2013년 9월 박 대통령과 베트남 교민들 만찬에 참석했고, 2014년에는 민주평통 해외 자문위원에 위촉됐는데 이 과정에서 청와대의 지시가 내려왔다고 김 영사는 말했다. 안민석 의원은 "(전 전 대사의 발탁 후) 외교 행낭을 이용해서 최순득씨의 현금이 베트남으로 보내졌고 그 일부가 아들의 사업 자금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 전 대사는 "장씨와는 안면이 있는 정도고 누가 나를 대사로 추천했는지 모른다"고 했다.
외교부는 전 전 대사와 박 총영사를 공관장으로 발령하는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전 전 대사는 베트남 요로에 다양한 인맥을 구축하고 관련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인사로 법령과 절차에 따라 공관장에 인선됐다. 박 총영사의 경우 베트남에서 두 번 근무했고 베트남에서 박사 학위까지 취득한 외교부 내 대표적 '베트남통'"이라고 했다.
입력 2016.11.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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