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신진서가 이끄는 쌍두마차가 한국의 LG배 3년 연속 우승 희망을 이어갔다. 2대6으로 불리하게 8강전을 치렀던 한·중 대결은 이제 2대2의 균형을 되찾고 준결승전을 맞게 됐다.
14일 중국기원 항저우(杭州)분원서 열린 제21회 LG배 조선일보기왕전 준준결승서 3년째 한국 1위를 지키고 있는 박정환(23)은 춘란배 챔프 구리(古力·33)를 190수 만에 백 불계로 따돌렸다. 중반 이후 끈덕지게 백 대마를 노려온 구리의 승부수를 봉쇄해낸 것. 박정환은 19회 대회에 이은 2년 만의 LG배 패권 탈환 가시권에 들어서면서 구리와의 상대 전적도 4승 5패로 좁혔다. 박 9단은 "초반 바꿔치기가 생각만큼 유리하진 않았던 것 같다. 더욱 집중해 4강전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16세 천재 소년 신진서(한국 3위)는 멍타이링(孟泰齡·29)을 240수 만에 백 불계로 완파하고 4강에 진입했다. 지난 8월 제3회 바이링배에 이은 생애 두 번째 세계 4강이다. 신진서는 금년 TV 아시아 준우승에 이어 최근 8강까지 추려낸 제1회 신야오배서도 준준결승 출전권을 따내는 등 무서운 기세로 정상을 향해 질주 중이다.
준결승 진출이 확정된 후 신진서는 "중반 하변 전투에서 상대가 착각을 범해 승기를 잡았다. 82를 두면서 승리를 확신했다"고 말했다. 신진서는 4강 진입과 관련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아직 답하기 이른 것 같다. 결승에 가서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도 했다.
한편 당이페이(党毅飛·22)는 현재 진행 중인 제3회 바이링배 우승을 눈앞에 둔 천야오예(陳耀燁·27)를 극적인 반집 차로 누르고 4강 고지를 밟았다. 중국 6위 저우루이양(周睿羊·25)도 펑리야오(彭立堯·24)의 추격을 따돌리고 준결승에 합류했다. 추첨 결과 준결승전은 박정환 대 저우루이양, 신진서 대 당이페이로 짜였다. 준결승은 16일 같은 장소서 열리며 승자 2명이 내년 2월 우승 상금 3억원을 놓고 결승을 치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