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톨릭 교회 내부에서 성(性) 평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성이 가톨릭 사제(priests)가 되는 일은 없다”고 못 박았다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이 1일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은 지난 1일, 스웨덴에서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교황은 내년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루터교에 뿌리를 둔 '스웨덴 교회'의 초청을 받아 한 예배에 참석했다. 스웨덴 교회의 수장인 대주교도 여성이었다.

여러 질문 중에서 한 스웨덴 여기자가 “가톨릭에서도 스웨덴 교회 대주교처럼, 앞으로 수십 년 내에 여성이 사제로 서품(敍品)되는 것을 기대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교황은 1994년 당시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의 ‘교황 교서’를 언급하면서, “그는 여성 사제에 대한 문제에 분명한 답을 남기셨고, 이는 계속 유지된다”고 말했다.

1994년 교황 교서를 발표한 성 요한 바오로 2세

1994년 5월 당시 교황이었던 요한 바오로 2세는 “예수께서 오직 남성들만을 자신의 사도로 받으셨기 때문에, 여성 사제는 불가하다”고 밝혔다.

이에 기자가 재차 “절대 안 되느냐”고 묻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만약 우리가 성 요한 바오로 2세의 교서를 신중하게 읽는다면, 그럴 것이다”고 대답했다. 교황은 “하지만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다른 좋은 일을 훨씬 많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모 마리아가 가톨릭 신학과 영성(靈性)에 미친 영향을 언급하기도 했다.

성공회나 루터교 등 일부 크리스트교 교단은 여성을 목사·주교와 같은 성직자로 임명하나, 가톨릭은 여성 사제를 불허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8월, 여성 부제(副祭)을 연구하는 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해 여성 사제가 탄생할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 기자회견 발언으로 그런 가능성은 사라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전 교황들보다 개방적이고 파격적인 행보를 선보여 가톨릭 보수주의자들에게 비난받았는데, 이번 ‘여성 사제 불가’ 발언으로 보수층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