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PC에서 발견된 박근혜 대통령의 이른바 '드레스덴 연설문'과 실제 박 대통령의 연설을 비교해본 결과 약 30군데 안팎에서 일부 문구가 추가되거나 문장 전체가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드레스덴 연설문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른바 '통일 대박론'의 구체적 실천 방안을 담아 2014년 3월 28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발표한 연설문으로, 박 대통령 대북 정책의 골간이 담겨 있다.

JTBC가 24일 최순실씨의 PC에서 입수했다며 공개한 박근혜 대통령의 2014년 3월‘드레스덴 선언’연설문.

JTBC는 24일 최순실씨 것으로 의심되는 PC에서 발견된 '드레스덴 연설문'을 보도했다. PC에 저장된 연설문은 박 대통령이 실제 연설하기 하루 전날인 3월 27일에 최씨가 받아 본 것으로 기록돼 있다. 최씨 PC에 있던 연설문 버전의 경우 곳곳에 붉은 글씨가 있고, 실제로 박 대통령이 읽은 연설문에서 일부 내용이 달라지기도 했다. 그러나 본지가 실제 연설문과 비교한 결과 붉은 곳뿐만 아니라 검은 글씨도 상당 부분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연설문과 비교해 바뀐 상당 부분은 문장을 다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PC 버전의 연설문에 '(박정희 대통령은) 라인강의 기적을 이룬 독일에서 한국의 희망을 보았습니다'라고 된 부분은 실제 연설에서 '라인강의 기적을 이룬 독일의 기적을 한국에서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셨습니다'로 고쳐져 있었다.

이 연설의 핵심 부분인 세 가지의 대북 제안 부분도 수정돼 있었다. 예를 들어 PC 버전에선 첫 번째 제안의 첫 문장이 '인도주의 원칙입니다'라고 적혀 있었지만, 실제 연설에선 '남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문제부터 해결해 가야 합니다'라고 바뀌었다. 이 밖에도 북핵 문제 등 대북 정책적인 문제는 PC 버전과 실제 연설이 상당 부분 달랐다. 이를 볼 때 최씨가 본 이후 실제 연설을 하기 전까지 또 어딘가에서 수정을 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