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최순실 의혹' 해명]

청와대는 20일 '비선 실세' 논란의 주인공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도 고쳤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대통령 연설문에 이상한 단어나 실수가 많았던 건 사실"이라며 논란이 계속됐다.

JTBC는 지난 19일 최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40)씨를 만나 "회장(최씨)이 제일 좋아하는 건 연설문 고치는 일이었다" "연설문을 고쳐놓고 문제가 생기면 애먼 사람을 불러다 혼낸다"는 등의 증언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박 대통령이 들고 다녀 유명해진 가방 제작사 '빌로밀로' 대표인 고씨는 최씨가 독일과 한국에 세운 '더블루K'란 회사의 이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이 보도에 대해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말이 되는 소리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방적인 의혹 제기에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연설문은 연설기록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들이 협의해 작성하고 독회(讀會)를 거쳐 최종 확정되는 만큼 민간인이 연설문에 손대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이날 "박 대통령 연설문에서 이상한 부분이 가끔 나온 것이 그 영향 때문 아니냐"는 의문이 계속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 8·15 경축사에서 "안중근 의사께서 차디찬 하얼빈의 감옥에서 유언을 남기셨다"고 했다가, 행사 뒤에 청와대가 대변인을 통해 '랴오닝성 뤼순(旅順) 감옥'으로 정정하며 사과하기도 했다. 하얼빈은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장소다. 또 지난 7월에는 박 대통령이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대외 경제 여건 악화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더 좋은 쥐덫' 사례를 인용했다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미국 '월워스사(社)의 쥐덫' 사례를 인용했는데, 이는 경영 이론에서 대표적 실패 사례여서 인터넷 등에서 '적절한 비유였느냐'는 논란이 일었다. 정치권에선 "간절하게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2015년 어린이날 행사)와 같은 발언을 예로 들며 "대통령 연설문 단어로는 쉽게 생각하기 힘든 말이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