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대피시 출입문을 열고 건물 밖으로 대피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당겨야 열리는 등 출입문 개폐 방향이 피신 방향과 맞지 않아 안전 피해가 우려된다.
다음은 TV조선 보도 원문.
[앵커]
얼마 전 10명이 숨진 울산의 버스 화재 사고는 비상 탈출구가 막혀 피해가 컸습니다. 그렇다면 국내 건물 출입구는 어떤지 긴급 점검해봤습니다. 만약 이렇게 안으로 잡아 당기는 문이라면 큰 피해가 우려됩니다.
어떤 이유인지, 이상배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보가 울리자 건물 안 사람들이 동시에 문을 밀고 밖으로 뛰쳐나갑니다. 또 다른 재난 상황. 역시 아수라장이지만 모두 문을 밖으로 열며 신속히 대피합니다.
재난 대비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공연장과 학교, 교회, 관공서 등 대부분의 다중이용 시설 문이 바깥 방향으로만 열리게 돼 있습니다.
크리스티안 반 덴 베르게 / 독일
"건물에서 나가려면 문을 밀고 나가야한다. 당기는 문이면 사람들이 당신이 문을 당길 때 밀어서 탈출이 불가능하다."
화재와 지진, 테러와 같은 긴급상황시 본능대로 문을 밖으로 밀고 나갈 수 있도록 한 겁니다. 긴급 상황을 가정하고 문을 열어 피신해보겠습니다. 문이 바깥으로 열리는 경우 이렇게 모두 순식간에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으로 열어야 하는 문은 누구도 나가지 못하고 모두 갇힐 수 있습니다. 국내 소방법은 다중이용 시설에 주 추입구 외에 비상구를 따로 설치하도록 하고, 비상구만 '피신 방향'으로 열리도록 한다고 모호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주 출입구 개폐 방향은 별도 규정조차 없습니다.
소방관계자
"방향 설정이 없는 건가? (피난계단 쪽 문이) 아닌 건 (개폐) 방향의 설정이 있는 건 아닙니다."
이 때문에 건물 출입구 방향은 제각각. 안쪽으로 열리는 곳은 물론, 한 번에 한두 명만 통과되는 회전문 뿐인 건물도 있고, 아예 일부 출입문을 막은 곳도 많습니다.
관공서 건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민들은 긴급시 어느 쪽으로 문을 열지 혼란스럽습니다.
최윤석 / 서울 전농동
"진입하는 문 방향이요? 미는 방향 말씀하시는 거 아니에요? 잘 기억 안나요."
비상문 설치 위반 단속은 실적이 연간 약 300건이고, 그나마 200만원이하 과태료 처분에 끝나 유명무실한 실태입니다.
TV조선 이상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