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와 페익스는 독일에서 2200달러의 교육료를 내고 18개월의 교육을 받았다. 그는 3번의 시험을 본 끝에 2가지 종류의 빵을 구울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2009년에 독일로 온 그가 전문 제빵사가 되기 위해서는 3년의 견습 기간과 시험을 더 거쳐야 한다.
독일에는 스키 강사부터 굴착기 장비 기사까지 150개 직업에 자격증이 있으며, 무자격으로 영업을 하다가 적발될 경우 많은 벌금을 내야 한다. 독일 정부는 매년 수천번의 급습 점검을 시행한다. 독일의 중산층을 지켜준다는 이 독일식 도제식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제식교육이 독일의 서비스 산업 성장을 막고, 이민자 통합을 어렵게 한다고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그간 많은 사람들은 독일의 도제식 교육을 칭찬해왔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안정적인 수입을 받는 중산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도제식 교육의 엄격한 방식이 서비스 부문의 성장과 투자를 막는다고 분석했다. 그들은 또 제조업 부문에서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해 교역국과 다툼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싱크탱크인 오픈유럽에 따르면, 독일의 도제식 교육은 유럽연합(EU)의 서비스 시장 부문의 규제 철폐를 방해하고 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2011년과 비교했을 때 독일의 제조업 생산성은 30% 증가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성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OECD는 독일이 법률, 회계, 건축, 통신 등 일반적으로 규제를 받는 분야 이외에도 많은 부문에서 규제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드레스 퓨엔테스 OECD 이코노미스트는 “보호된 직업은 독일경제( 3조5000억달러)의 10%를 차지하는 수준이지만 간접적인 영향은 더 크다”고 말했다. 엔지니어링과 통신 등의 서비스는 다른 산업보다도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픈유럽은 EU의 서비스 시장이 완전히 자유화되면 3000억유로의 가치가 오르고, GDP는 2.3% 성장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지역 경제를 가장 빠르고 안정적으로 성공시키는 방법은 단일 시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도제식 교육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독일 시스템을 개혁하려는 시도에 저항하고 있다. 그들은 “도제식 교육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중산층도 보호하는 장치로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베를린에 위치한 싱크탱크 연구소 DIW는 2013년 독일의 전체 소득 중 중산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이며, 미국(43%)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독일의 제도는 외국인 노동자 유입에도 내국인이 일자리를 위협 당하지 않는 데 도움을 줬다. 영국은 늘어나는 이민자에 브렉시트를 실시했지만, 독일의 노동자들은 저임금 걱정을 많이 하지 않았다.
번드 에힌저 프랑크푸르트지역 공예산업협회장은 “영국인은 그들이 숙련된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가 필요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가족 회사는 현재 12명이 넘는 마스터 장인을 고용했고, 장인들은 매년 6만 유로의 임금을 받고 있다.
배관공과 벽돌공을 포함해서 39개 직업의 장인들은 독일에 가게를 만들려면 3년 간 견습 코스와 학위 취득 과정을 거쳐야 한다. 총 5~6년이 걸린다.
일각에서는 독일의 도제시스템이 경쟁을 줄여 소비자가 높은 금액을 부담하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다니엘 달튼 유럽의원은 "장인 교육이 차별적으로 여겨질 수 있다"며 "일종의 보호주의를 우려한다"고 말했다.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많은 유럽 국가가 이러한 서비스를 제한했지만 독일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독일인 중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데 전문 인증서가 필요한 사람의 비중은 3분의 1에 해당한다. 덴마크(14%), 영국(19%)에 비해 높은 수치다.
유럽위원회는 건축, 엔지니어 등 특정 전문 서비스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올해 법적 절차를 강화할 예정이다. 올해 말 EU 전문가들은 다른 국가에서 가게를 만들고, 국경을 넘어 서비스하는 것이 쉬워지도록 입법 제안할 계획이다.
한편 도제식 교육은 난민들이 독일에서 높은 임금을 받는 직업을 가지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100만명이 넘는 난민들이 독일에 들어오고 있지만 노동력으로 통합하는 데 실패하는 것으로 메르켈 총리의 정치적 목표와 다른 방향이다.
세계은행(WB)은 독일은 사업을 시작하기 쉬운 나라 순위에서 107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과테말라와 시에라리온보다도 일을 시작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올해 6월 국제통화기금(IMF)은 독일의 전통적인 직업 방식은 난민들에게 적용되기 어렵다며 난민들은 낮은 소득을 가지고 있어 긴 교육 기간을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