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9월‘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 아시아 선수론 최초다. EPL 사무국이 특별 제작한 손흥민 포스터.

손흥민(24·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무국이 선정하는 9월 '이달의 선수'(Player of the month)에 선정됐다. 1994년 8월부터 수여된 이 상을 아시아 선수가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EPL 사무국은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9월에만 4골, 도움 1개를 올리며 팀이 치른 3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끈 손흥민을 '이달의 선수'로 뽑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올 시즌 초반부터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10일 스토크시티와의 4라운드 경기에 처음 나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4대0 승리를 이끌었고, 미들즈브러(6라운드)전에서도 두 골을 폭발시켰다.

절정의 감각은 10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손흥민은 이달 초 1위 맨체스터 시티(7라운드)와의 대결에서 원톱으로 출전해 승리의 쐐기 골을 만드는 어시스트(시즌 2호)를 올렸다.

'이달의 선수'는 팬투표(10%)와 심사위원 평가(90%)를 더해 최종 결정한다. 케빈 데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아담 랄라나(리버풀), 로멜루 루카쿠(에버턴), 시오 월콧(아스널) 등 4명의 후보와 경쟁했던 손흥민은 팬투표에선 랄라나와 함께 공동 1위(39%)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비공개인 심사위원단(20명) 평가에서도 손흥민은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심사위원단은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을 비롯해 티에리 앙리, 앨런 시어러, 리오 퍼디낸드 등 EPL 레전드가 포함된 20명으로 구성돼 있다. 앙리는 지난달 선덜랜드전(5라운드)이 끝난 후 "비록 골을 넣지 못했지만 손흥민은 믿을 수 없는 놀라운 경기력을 보였다. 토트넘의 선발로 나설 자격이 충분하다는 걸 스스로 증명했다"고 극찬했다.

손흥민의 수상은 '아시아 최초'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8시즌 동안 EPL에서 뛰며 한국 축구의 자존심으로 평가받은 박지성도 이 상은 받지 못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인 호주의 마크 슈워처(2012년 2월 당시 풀럼)가 이 상을 받은 적이 있지만, 호주는 오세아니아에 포함된다. 손흥민은 "과거 박지성 선수도 충분히 수상할 만큼 활약을 했다. 꿈만 같던 상을 받게 돼 믿을 수 없을 지경"이라며 "매일, 매주, 매 경기 응원을 보내준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