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하루에도 몇천개씩 생겨났다 사라진다. 분명한 것은 그 가운데에도 에비앙, 코카콜라, 루이뷔통 등 우리의 마음을 공략하는 데 성공한 브랜드가 존재한다는 것. 이들의 힘은 브랜드 스토리에 있다. 조선비즈는 매력적인 이야기가 돈과 직결되는 ‘스토리셀링’ 시대를 맞아 중국의 저명한 마케터 가오펑이 쓴 책 ‘이야기 자본의 힘’의 핵심 컨텐츠를 발췌해서 스토리셀링 성공 기업 사례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영국의 3대 비밀로 꼽히는 코카콜레의 제조 레시피…호기심 자극하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
사내 가장 큰 가치는 기밀 유지…음료의 제조 비법을 은행의 대형금고에 보관
영국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진다.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세계 3대 비밀이 있는데, 그것은 ‘영국 여왕의 재산’, ‘브라질 축구선수 호나우두의 체중’ 그리고 ‘코카콜라의 제조 비법’이라는 것이다.
다음에 나올 이야기는 이중 바로 코카콜라의 제조 비법과 관련된 것이다. 코카콜라의 제조 비법은 실제로 코카콜라의 최대 기업 기밀이다. 이 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코카콜라의 원로 로버트 우드러프(Robert Woodruff)는 1923년 회사의 관리자가 되었을 때 기밀 유지를 가장 큰 가치로 삼았다.
◆ 세계 3대 비밀로 꼽히는 코카콜라의 제조 비법…레시피는 은행 금고에 보관중
미국의 남북 전쟁 시, 존 펨버턴(John Stith Pemberton)이라는 군인이 공격 중 다쳤다. 펨버턴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군의관은 수술 중 그에게 다량의 모르핀을 투여했다. 존은 다행히 생명은 구했지만 안타깝게도 수술 과정에서 마약에 중독되었다. 마약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존은 약제 제조 비법을 배우다 그 과정에서 ‘코카’의 성분에 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코카는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간 지역에서 자라는 코카과의 식물잎에서 추출한 것으로, 약재로 쓰이며 주요 성분은 알칼로이드다. 이는 정신이 들게 하고 머리를 맑게 하며 신장을 튼튼히 하게 할 뿐 아니라 양기를 보충해주며 진통의 약효가 있다. 존은 연구를 통해 검은 액체를 한 잔 제조해 냈는데 성분은 콜라 열매, 탄산수, 사탕 그리고 다미아나(향신료나 차로 이용되기도 하고 성 기능 개선제 등으로 쓰이기도 하는 식물-옮긴이) 등이다. 이렇게 코카콜라가 탄생했다.
이런 자극적인 입맛의 음료는 빠르게 시장에서 인기를 얻었고, 코카콜라는 기존과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으로, 여기저기 진열되었다.
◆ 코카콜라 제조 비법을 두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소문들
한편, 존은 이 음료의 제조 비법을 은행의 대형금고에 보관했다. 코카콜라 포장의 성분표를 보면 코카콜라는 설탕, 탄산수, 캐러멜, 인산, 카페인 등을 포함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코카콜라의 제조 비법은 계속 공개되어왔다. 그러나 코카콜라에 들어가는 성분 중 1퍼센트가 안 되는 신비한 원료가 바로 핵심 기술이며, 이것은 우리가 ‘7X’라고 부르는 신비한 원료이다. 현재 은행의 금고에 그 존재에 대한 비밀이 보관돼 있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코카콜라 제조 비법의 신비성과 과도한 기밀 유지 및 관리로 코카콜라에 관해서 여러 소문들이 떠돌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이 제조 비법을 아는 사람이 채 열 명이 안 될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금고를 여는 사람이 코카콜라의 이사장, 사장 그리고 코카콜라 비법의 지정 계승자로, 이들은 지정된 시간에 동시에 입장해야만 금고 안의 제조 비법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은 이 비밀을 아는 사람은 세 명뿐인데 그들은 비법을 3분의 1씩 나눠 가지고 있으며, 이 세 사람의 신분은 완전히 비밀로 보장되어 있고, 그들은 영원히 이 비밀에 대해 발설하지 않을 것을 서약했다고 한다. 여기에서 ‘다른 사람’이란 비밀을 알고 있는 다른 두 사람도 포함되며, 뜻밖의 사고 발생으로 비밀 전수가 끊길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 세 사람은 동시에 어디에 가거나 같은 비행기를 탈 수 없다고 한다.
이렇게 비법의 소문은 갈수록 더 신비로운 비밀이 되어갔다. 금고 안의 비밀은 ‘다빈치코드’의 성배처럼 사람들에게 상상의 여지를 주었다.
100여 년 동안 코카콜라의 제조 비법은 줄곧 회사에서 최고의 기밀로 보존되어왔다. 코카콜라 사의 많은 경쟁자들이 대단한 화학자들을 불러들여 코카콜라의 비법 ‘7X’에 대해서 해독을 했으나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 비밀에 끌리는 소비자들…알고보면 고도의 마케팅 수단
그래서 전 세계의 재계 분석가들은 코카콜라의 비법이 별로 큰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고, 단지 코카콜라가 진행하는 자체 마케팅과 책략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 제조 비법이 진짜 그만 한 가치가 있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이런 신비로운 이야기로 인하여 코카콜라가 성공적인 마케팅 수단을 획득한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어떤 사람은 설령 비법을 다른 기업에 주더라도 코카콜라는 여전히 코카콜라이며, 그 지위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비록 당신이 코카콜라와 완전히 같은 비법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들이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것이 될 테니 말이다.
코카콜라는 도대체 어떤 비법을 가지고 있는 걸까? 만약 이 비밀이 실존하지 않는다면 코카콜라는 왜 이렇게 큰 노력을 하는 것일까? 그들의 목적은 무엇일까? 우리는 코카콜라 사가 중국에 들어온 때로부터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1979년에 코카콜라는 중국 량유(粮油) 회사와 계약을 체결했고, 중국에 최초로 병 포장 코카콜라 출시를 승인 받았다. 그러나 그 승인은 국제 호텔과 관광 상점에만 국한되어 있었는데, 여기서 코카콜라는 침묵을 깼다.
계약서 체결 후 코카콜라는 ‘인민일보’에 광고를 냈는데, 광고에는 코카콜라의 제조 비법 이야기가 나와 있었다. 이 광고에는 기밀 유지 방법에 관한 이야기를 매우 과장되고 신비롭게 포장했고, 이것은 유행 화젯거리가 되어 신속히 퍼졌다. 사람들은 앞다투어 코카콜라의 신비로운 비법에 관한 이야기를 타인에게 전달했고, 이 비법으로 제조한 상품을 맛보기 시작했다. 이야기가 계속해서 전달되고 입소문이 커지자 코카콜라는 중국의 구석구석에 침투하기 시작했고, 가장 짧은 시간에 중국 시장을 점령한 브랜드 중 하나가 되었다.
이야기 자본의 힘
가오펑 지음 |전왕록 옮김 |모노폴리언|284쪽|1만4000원
“소비자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이 시대에 고유한 이야기 자본이 없다는 것은 불행할 뿐만 아니라, 위험한 일이다.”
이 책은 스토리의 모든 것을 다룬 책이다. ‘하수는 광고로 설득하지만, 고수는 이야기로 매혹한다’는 사실에 천착해 대표적인 글로벌 스토리의 생성, 전파의 비법과 유무형 효과를 분석했다. 원제가 ‘The Power of storyselling’인 것은 스토리가 단순히 인구에 회자되는 텔링(telling)이 아니라 상품이 팔리는 결정적 이유가 되는 셀링(selling) 포인트라서 그렇다. 코카콜라, 루이비통, 리바이스, 바비 등 세계적인 기업이나 상품과 거기에 얽힌 스토리들이 분석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