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김주현 대검 차장이 2006년 넥슨 김정주 창업주의 부친 소유 서울 반포동 빌라를 매입한 사실이 공개됐다. 매매 전엔 김정주씨가 이 집에서 한동안 살았다고 한다. 지난 7월 특임검사팀이 진경준 전 검사장의 '넥슨 주식 특혜 매입 의혹'을 수사하던 과정에서 해당 빌라를 김정주씨 소유로 알고 압수 수색하려 했는데 김 차장이 살고 있는 것을 확인하곤 그냥 돌아갔다는 것이다.
검찰은 '매매에 비위(非違)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김 차장도 "부동산업소를 통해 이뤄진 정상 거래였고 김정주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 해명이 사실이 아니란 증거는 아직 없다. 그렇다 해도 왜 하필 검사 중에 넥슨 측과 거래를 한 사람이 이렇게 자꾸 나오는 것인지는 의아하다.
이 거래들에는 공통적으로 진경준 전 검사장의 이름이 등장한다. 그는 2005년 대학 친구인 넥슨 김정주씨로부터 주식 뇌물을 받았다. 이어 그의 검찰 선배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잘 팔리지 않아 골치 썩이던 서울 강남 처가 땅을 2011년 넥슨에 1326억원에 판 사실이 드러났다. 그다음 작년 2월 진 전 검사장은 88억원이나 되는 넥슨 주식 보유에도 불구하고 우 수석의 인사 검증을 무사 통과해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러다 이번엔 김주현 차장이 넥슨 김정주씨 부친 집을 산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당시 김 차장은 검찰 인사·예산을 총괄하는 핵심 요직인 법무부 검찰과장이었고 진 전 검사장은 그 과 소속 부하 검사였다.
우병우·진경준·김정주·김주현 등 4명 모두 이 모든 게 우연이라고 한다. 세상 일에 우연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연이 겹쳐 일어날 확률은 아주 낮은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