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를 설립한 고(故) 호레이스 그랜트 언더우드(한국명 원두우·1859~1916·사진) 선교사의 후손이 대거 한국을 방문한다. 12일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리는 언더우드 서거 100주년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날 기념식에는 미국에 살고 있는 손자 원득한(89) 박사와 고(故) 원일한 박사의 부인인 원성희 여사, 증손자 원한광(73) 박사 등 후손 27명이 참석한다. 4대(代)에 걸쳐 한국과 인연을 맺어온 언더우드 일가는 지난 2004년 "언더우드가가 한국에서 할 수 있는 봉사는 다 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을 떠났다. 연세대 이사로 재직 중인 원한석(61)씨만 국내에 남았다.

이날 첫 행사로 '언더우드선교상' 시상식이 열린다. 언더우드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2001년 제정된 언더우드선교상은 해외 오지에서 15년 이상 헌신한 선교사들에게 수여한다. 올해 수상자로는 카메룬에서 28년 이상 봉사한 윤원로 선교사와 말레이시아에서 16년간 선교한 조영춘 선교사가 선정됐다.

이어 백주년기념관 박물관에서는 '언더우드 서거 100주년 기념전시회'가 개막한다. 오는 25일까지 열리는 전시회에서는 고종황제가 언더우드에게 하사한 것으로 알려진 '사인참사검(四寅斬邪劍)'과 언더우드가 설립한 건물을 그린 펜화 40여 점, 언더우드 타자기 20점, 언더우드의 초상화 등이 공개된다. '바르지 않은 것을 물리치는 칼'이라는 의미를 담은 사인참사검은 원득한 박사가 언더우드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11일 연세대에 기증한 것이다.

영국계 미국인인 언더우드는 우리나라 최초의 장로교 선교사로 1885년부터 1916년까지 국내에 머물며 연희전문학교와 새문안교회를 세우는 등 한국의 교육·종교·사회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