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학자이자 시조시인인 가람(嘉藍) 이병기(1891~1968·사진) 선생을 기리는 강의실이 서울대에 생긴다. 서울대에 선대 학자의 업적을 기념하는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는 570돌 한글날(9일)과 서울대 개교 70주년(15일)을 맞아 오는 12일부터 인문대학 14동 105호를 '가람 이병기 기념실'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기념실에는 가람의 약력과 대표작인 '별', 가람이 작사한 서울대 교가가 적힌 아크릴판이 설치된다.

이 선생은 일제강점기 조선어학회에서 활동하면서 우리말 연구의 기틀을 다지고 첫 국어사전 편찬에도 관여했다. 1942년 일제의 조선어학회 탄압으로 옥고를 치렀다. 광복 후인 1946년부터 서울대에서 교편을 잡았고 미 군정청에서 편수관으로 일하면서 최초의 국어 교과서 집필에도 참가했다. 시조시인으로서도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정병설 서울대 인문대학 기획부학장은 "학문에 헌신한 선배 학자를 기억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후속 세대도 연구에 매진할 수 있다고 보고 기념실을 조성했다"고 밝혔다.